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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로 레진공예 즐기다 ‘독성 물질’에 노출된다?

이해림 기자

해외직구 공예용 레진, 안전성 검사 확인 안돼
환경부 신고와 사용 적합성 확인된 국내 제품 사용해야
레진 굳을 때 암모니아 발생, 마스크 착용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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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공예에 사용하는 공예용 레진이 굳을 땐 암모니아 같은 독성 기체가 발생하므로, 믿을 수 있는 기관에서 사용 적합성 판정을 받은 후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신고한 레진을 사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사진=유튜브 채널 '마니 랜드(Mani Land)'
귀걸이에서 키링(Key Ring, 열쇠고리 장식품), 그립톡(Griptok, 스마트폰 손잡이)까지. 무엇이든 ‘레진(Resin)공예’로 만들어내는 세상이다. 실리콘으로 만든 틀에 액체 형태 레진을 부은 후 굳히면, 원하는 모양이 금세 만들어지는 덕이다. 유튜브에 ‘레진공예’를 검색하면 레진공예 입문자를 위한 재료 소개부터 레진으로 실제 작품을 만드는 과정까지 다양한 내용을 영상으로 접할 수 있다. 유튜브 영상을 안내 삼아 누구나 입문하기 쉬운 공예지만, 생각보다 주의해야 할 사항이 많다. 레진공예에 빠질 수 없는 재료인 ‘레진’은 인체 독성 우려가 있는 화학물질이기 때문이다.

◇레진은 ‘안전확인대상 화학제품’, 환경부 신고해야 판매 가능
공예용 레진은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에 속한다. 가정·사무실 등 일상적인 공간에서 사용하는 화학제품 중 인체에 위해를 입힐 가능성이 있다고 환경부 장관이 지정·고시한 것이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이다. 더 세부적으로는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 중에서도 ‘광택 코팅제’나 ‘특수목적코팅제’로 분류된다. 일례로 레진공예 재료 쇼핑몰 ‘마니랜드’가 판매 중인 ‘유브이(UV)레진’은 광택 코팅제, ‘크리스탈 레진’은 특수목적코팅제로 등록돼있다.

안전확인대상 생활화학제품은 국가에서 지정한 시험검사기관에서 안전기준 적합성을 확인받고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신고해야만 제조·수입하여 판매할 수 있다. 마니랜드에서 판매하는 ‘유브이(UV)레진’과 ‘크리스탈 레진’은 모두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검사를 통과했다. 또 다른 레진공예 쇼핑몰인 ‘쪼만한 마을’에서 판매 중인 ‘클리어 레진’과 ‘크리스탈 레진’은 한국의류시험연구원에서 안전성 검사를 받았다. 시험검사기관에선 ▲포름알데히드 ▲벤젠 ▲아세트알데히드 등 유해물질 함량이 기준치 이하인지 검사해 사용 적합성을 판정한다. 포름알데히드, 벤젠, 아세트알데히드 모두 자극적인 냄새가 나며, 오래 노출될 경우 두통과 구토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독성 물질이다.


◇환경부 미신고 레진 많아… “국내에서 검증받은 제품이 가장 안전”
문제는 안전기준 적합성을 근 3년 내로 확인받지 않은데다, 제조사·성분을 명확히 확인할 수 없는 공예용 레진도 시중에 판매된다는 것이다. 특히 타오바오(Taobao)나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같은 해외 직구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공예용 레진이 그렇다. 국내 소셜커머스나 쇼핑몰을 통해 유통되는 레진은 이보다 사정이 낫지만, 100% 안전하다고 하긴 이르다. 공예용 레진을 판매하는 쇼핑몰 10곳을 임의로 선정해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신고 여부를 확인하니, 10곳 중 6곳은 판매 중인 레진에 대해 현재 유효한 신고 확인 증명서를 발급받지 않은 상태였다. 생활환경안전정보시스템 초록누리의 ‘승인정보 신고대상 생활화학제품’ 페이지에서 쇼핑몰 운영 업체명을 검색해 확인한 내용이다.

안전성을 검증받지 않은 공예용 레진은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 국내 기관에서 성분 심사를 받은 후,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신고를 마친 레진을 선택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 안전성 인증을 마친 생활화학제품은 제품 겉면에 '안전기준확인 마크'가 표시돼 있다. 온라인몰에 게시된 제품 사진을 보고 마크 유무를 확인하기 어렵다면, ▲시험 검사 기관에서 발급한 검사 결과서 사본이나 검사 번호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부여한 신고·등록번호를 제품 상세 설명란에서 확인하면 된다. 환경부 화학제품관리과 송성욱 환경사무관은 “해외엔 국내보다 생활화학물질의 안전 적합성에 관한 규제가 느슨한 곳이 많으므로 해외에서 판매하는 생활화학제품은 성분을 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며 “환경부에 제조·판매 신고를 완료해 사용 적합성이 확인된 제품을 사용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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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을 확인 받은 생활화학제품은 안전기준 확인 마크와 신고·등록번호​를 부여받는다./사진=한국환경산업기술원 안전확인대상생활화학제품 제도 안내문
◇공예용 레진 굳으며 암모니아 배출… 마스크·장갑 착용해야
레진을 구성하는 성분뿐 아니라, 레진이 굳을 때 발생하는 기체에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공예용 레진은 쉽게 말해 ‘액체 형태 플라스틱’이다. 레진을 굳히는 경화제(硬化劑)를 넣거나 UV 램프로 자외선을 쪼여서 고체로 만들 때, 수증기와 함께 암모니아 증기가 발생한다.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에서 발간한 ‘물질특성별 사고대비물질 자체방제계획 표준안’에 따르면 암모니아는 인체 위험성이 높은 물질로, 흡입 시 두통, 구토, 기침 및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피부접촉 시 홍반, 화상,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공예용 레진을 다룰 땐 반드시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한국레진공예협회 김은영 협회장은 “레진마다 구성 성분이 달라 부작용도 다르지만, 외부 공기가 잘 통하는 환경에서 ▲일회용 라텍스 장갑 ▲눈 보호용 고글 ▲마스크 등을 착용하고 다루길 권장한다”며 “방독마스크가 가장 안전하겠으나 KF94 마스크 정도도 괜찮다”고 말했다. 레진이 굳을 때 배출되는 인체 독성 물질을 최소화한 ‘무독성 레진’도 마찬가지다. 공예용 레진 전문 쇼핑몰 '에폭시샵'을 운영하는 근영실업 관계자는 “무독성 레진도 결국은 화학물질이기 때문에 환기가 잘 되는 곳에서 장갑이나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루는 게 원칙”이라며 “특히 피부에 오래 닿는 경우 피부 이상이 생길 수 있으니 장갑을 꼭 착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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