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귀 답답한데… 귀지 파면 안 되는 이유는?

이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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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지는 일부러 파내지 않는 게 좋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습관적으로 귀를 파는 사람들이 있다. 손가락을 이용하거나 면봉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귀지는 되도록 파지 않는 게 좋다. 자연스럽게 떨어져 나온다.

미국이비인후과학회는 귀지를 파서 귓구멍을 깨끗하게 하는 일은 위험하다고 밝혔다. 귀지는 몸이 만드는 정상적인 물질이다. 외이도에 분비된 땀, 귀지샘의 분비물, 벗겨진 표피 등으로 만들어진다. 귀지에는 단백질 분해효소, 면역글로불린, 지방 등의 성분이 들었다. 외이도 표면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 먼지, 세균, 곰팡이 등이 고막까지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 따라서 귀지가 없으면 귀가 세균에 감염되기 쉽다.

귀지를 파는 과정에서 상처가 생기기도 한다. 귓속 피부는 조직이 얇고 혈액순환이 느려 작은 자극에도 상처가 나고 염증이 생기기 쉽다. 반복적으로 귀지를 파면 귀지를 만드는 귀지샘을 자극해 오히려 귀지 분비가 늘어날 수도 있다. 잘 보이지 않는 귓속으로 귀이개 등을 깊숙이 넣었다가는 고막에 상처가 나기도 한다. 고막은 0.1mm의 아주 얇은 막으로 돼 있어 잘못 건드리면 쉽게 찢어진다. 고막에 물리적인 힘이 가해져 구멍이 생기는 것을 외상성 고막 천공이라고 하는데, 피나 고름이 나오고 심한 경우 영구적인 청력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귀지는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면 음식을 씹을 때 턱의 움직임 등에 의해 저절로 밖으로 배출된다. 따라서 일부러 파지 않아도 된다. 귀지가 귓구멍을 막아버리는 경우는 어린이 10%, 어른 5%에 불과하다. 이때는 병원에서 의사의 진료 하에 귀지를 제거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