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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길을 자주 잃어버리는 등 '공간인지능력'이 떨어졌다면 향후 치매의 위험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공간인지능력이란 내가 어떤 공간에 있는지 인식하고, 지나왔던 공간을 기억하고, 내가 가야할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갈 때, 친구를 만나러 약속 장소에 갈 때 이러한 공간인지능력이 정상적으로 작동돼야 길을 잃어버리지 않는다.

대한이과학회 어지럼연구회에서는 "치매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에서 알츠하이머 치매로 이행되는 시기에 단기 기억력의 감소보다 공간인지능력의 감소가 더 뚜렷하게 관찰됐다"고 했다.

관련 연구도 있다. 영국 에든버러대학 연구팀은 41~59세 중장년층 대상자를 무작위로 추려내 치매 발병 위험군과 치매 발병 비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치매 발병 위험군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이 현재 위치하고 있는 곳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느꼈으며, 친숙한 장소 등을 찾아는 능력 역시 급격히 저하됐다.


연구팀은 "치매 증상을 동반한 초기 환자들의 경우,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 위치와 시각화하는 능력이 가장 먼저 저하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한편, 공간인지능력은 귓속 전정기관 기능 저하와 관련이 있다. 어지럼연구회는 “귓속 전정기관으로부터 감지된 신호는 뇌로 전달돼 우리가 공간을 인식할 수 있게 하는데, 전정기능이 저하되면 공간 인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대뇌 특정 구조를 감소시켜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정기능 저하는 주로 어지럼증으로 나타난다. 보행 속도를 감소시키거나 낙상 위험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전정기능 저하는 노화와 관련이 있어 완전히 막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어지럼증·균형장애·보행장애가 있는 사람은 전정기능 장애가 어느 정도 되는지 파악하고 재활 치료 등을 통해 공간인지능력을 높이고 치매 위험에도 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