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기침소리 스마트폰에 녹음해서 폐 질환 찾아낸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10/25 18:30
주인공은 강릉아산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문경민 교수다.
그는 "청진으로 거칠거나 쌕쌕거리는 소리를 듣고 심장병 등의 질환을 진단하는 것처럼, 기침 소리를 듣고 호흡기·폐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었다"며 "호흡기내과에는 기침 환자가 90% 이상인데, 코로나로 환자의 병원 방문이 어려워지고,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하면서 앱 개발에 속도를 내 일년 반만에 앱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 교수팀은 호흡기 질환 환자 8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제 기침소리 2300여개를 수집하고 분석해 정상/비정상 기침음을 가이드해주는 인공지능 모델을 만들었다. 이를 기반으로 호흡기·폐 건강 체크 ‘WAYMED Cough(웨이메드 코프)’ 앱이 개발됐다. 개발 과정에는 인공지능 기업 웨이센과 의료기기 수출 중개 기업 JIMT가 함께 했다. 문 교수는 "정확도가 85% 정도 된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우리 병원은 영동 지역의 유일한 3차 병원으로 북쪽으로는 고성부터 남쪽으로는 울진까지 광범위한 지역에서 많은 환자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내원하고 있다"며 "노인 환자 비율이 높은데다 지난 3년 간 코로나로 병원 내원이 쉽지 않아 호흡기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호흡기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검사는 폐기능 검사인데, 이 검사를 받기 위해서는 병원에 꼭 내원해야 한다.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도서산간 지역에 거주 중인 환자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문 교수는 "어느 곳에 살든지 스마트폰으로 쉽고 간편하게 호흡기·폐 건강을 체크해 질병을 초기에 찾아내고 호흡기내과 진료를 받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WAYMED Cough(웨이메드 코프)'는 현재 안드로이드용, iOS용 모두 개발돼 다운받을 수 있다. 앱에 들어가면 처음에 흡연력, 과거력, 동반 증상 등에 대해 문진하기 코너가 있다. 기침음, 호흡음, 성음(도-미-솔-미-도를 음에 맞추어 아-아-아-아-아로 불러줌)을 각각 3~5회 녹음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인공지능이 예측한 나의 호흡기·폐 건강을 알 수 있다. 전체 기침 중 비정상 기침의 비율을 신호등처럼 파란불, 노란불, 빨간불로 체크를 해주는데, 노란불·빨간불로 나오는 경우에는 폐기능 검사와 호흡기 내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문경민 교수는 "일반인이 호흡기·폐 건강 이상을 찾아낼 수 있을 뿐 아니라 환자의 경우 악화 여부를 예측할 수 있다"며 "호흡기 질환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의료진들의 진료에 보조적인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WAYMED Cough(웨이메드 코프)' 앱은 최근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가 개최한 폐의날 행사 현장에서 소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