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아기 발, 골프채 모양이라면 즉시 병원 가세요
강수연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10/25 22:00
선천성 만곡족(彎曲足) 또는 선천성 첨내반족(尖內反足)은 태어날 때부터 아기의 발 모양이 안쪽으로 향하거나 발꿈치가 들리고, 발의 앞쪽 끝부분이 안쪽으로 휘어져 골프채 모양의 변형을 보이는 족부 기형을 말한다.
선천성 만곡족은 신생아 1000명 중 1~2명꼴로 흔하게 발견되고 있다. 실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중앙대병원 산부인과에서 출생한 신생아 중 2.7%가 선천성 만곡족으로 진단됐다. 이는 선천성 만곡족의 평균 발생률인 0.1~0.2%에 비해 약 10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최근 발생하는 선천성 만곡증은 여자 아기보다 남자 아기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발병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 등이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앙대광명병원 산부인과 김유민 교수는 “태아가 엄마의 자궁 안에서 자세가 이상하거나 신경 근육 이상 또는 유전적 요인으로도 선천성 만곡족 족부 기형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선천성 만곡족은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소아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발 변형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신발을 신을 수 없거나 발등으로 걷어 다녀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중앙대광명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나미 교수는 “미리 산전검사에서 선천성 만곡족을 알고 출생 3일 안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예후에 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특히 뼈 자체에 이상이 있는 특발성 만곡족의 경우엔 ‘폰세티(Ponseti) 도수요법’을 통해 치료한다. 매주 한 번씩 점진적으로 삐뚤어진 족부의 여러 관절들을 정상적인 모양으로 맞춰주는 방법이다. 중앙대병원 소아정형외과 최인호 교수는 “심한 만곡족의 경우 흔히 경피적 아킬레스건 절단술이 필요하고, 재발을 피하기 위해서는 보조기를 밤마다 수년간 차야만 한다”며 “비수술적 치료법인 폰세티 도수요법을 적용하더라도 약 20% 환아에서는 변형이 심해 만족스럽게 교정되지 않거나 재발할 수 있어 이런 경우에는 굳은 연부 조직에 대한 이완술, 힘줄 이전술, 절골술 등의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선 초음파검사 등 진단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선천성 만곡족 진단과 함께 생후 치료 예후도 출생 전에 예측할 수 있게 됐다. 김유민 교수는 “선천성 만곡족이 의심되는 태아를 대상으로 3D 초음파검사를 통한 진단 및 치료 예후 예측 인자 발굴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3D 초음파로 태아의 발 모양과 크기뿐 아니라 측정 방향에 따른 변형각, 하퇴근 위축 등을 측정해 선천성 만곡족의 심한 정도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