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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시면 꼭 담배 생각이… 이유가 뭘까?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이원영 헬스조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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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 때문에 술을 마시면 담배가 계속 생각나지만, 음주와 흡연을 같이하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아 주의해야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오랫동안 금연을 하다가도 술을 마시면 나도 모르게 담배에 손이 가는 사람이 많다. 왜 술을 마시면 담배 생각이 나는 걸까?

술과 담배가 뇌에 작용하는 기전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둘 다 쾌락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을 분비시킨다. 음주 후 도파민이 분비되면 뇌는 담배 피울 때 느꼈던 경험을 떠올려 더 많은 쾌락을 느끼고자 한다. 이렇게 술, 담배 등으로 도파민이 자주 분비되면 뇌는 술과 담배의 관계를 기억하고, 계속 쾌락을 느끼고자 하는 '보상작용'이 발생한다. 그래서 다음에 술 마실 때도 계속 흡연충동이 생긴다.

다른 이유도 있다. 술에 취하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이때 담배의 니코틴 성분이 들어가면 각성효과가 발생해 일시적으로 취기가 떨어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자제력이 떨어지는 것도 이유다. 평소 금연을 하고 있다가도 술에 취하면 자제력을 잃어 다시 흡연할 수도 있다.


음주 시 흡연충동이 생기더라도 하면 실천하면 안 된다. 음주와 흡연을 각각 했을 때보다 같이 했을 때 건강에 더 안 좋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2019년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음주와 흡연을 같이 하는 사람은 따로 했을 때보다 암 발생률이 증가한다. 암 중에서도 두경부암, 후두암, 간세포암 발병률이 높으며 특히 식도암 발생률은 최대 41배 증가한다고 밝혔다. 또 혈중 중성지방을 높여 심혈관계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고, 세로토닌 농도를 낮춰 우울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인지기능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3년 영국 런던칼리지 연구팀이 6909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음주와 흡연을 동시에 하는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나이에 따른 인지기능이 떨어졌다.

금연 시작 후 6개월까지는 재흡연이 많이 발생하므로 가급적 술자리를 삼가는 것이 좋다. 그러나 부득이하게 술을 마셔야 한다면, 흡연충동이 생길 때 담배 대신 달거나 새콤한 음식을 먹어 입을 심심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속으로 '5분만 참자' '오늘만 넘기자' 등을 되뇌면서 충동을 억제하는 것도 방법이다. 술과 담배 악순환을 깰 수 없다면 의사나 약사와 상담 후 전문적인 금연‧금주 치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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