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칼럼] 뜨거운 데 데어 생긴 물집, 터뜨리면 안 되는 이유는?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센터장



화상으로 병원을 방문하면 한결같이 '물집'을 터뜨리지 말라고 한다. 이유가 뭘까? '피부의 구조와 화상의 깊이'를 알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피부의 구조
‘피부(integument)’는 인체를 감싸고 있는 하나의 신체 기관으로 두께 약 1.5~4㎜, 표면적 약 1.6~1.8㎡이며, 인간 몸무게의 약 7~8%를 차지한다. 피부는 미생물과 자외선으로부터의 인체 방어와 보호, 체온과 습도 조절, 약물의 흡수와 저장(대사 조절), 면역기능과 감각수용, 그리고 분비를 통한 배설 작용 등의 기능을 한다.

피부는 겉에서부터 표피(epidermis), 진피(dermis), 피부 밑층(subcutaneous layer), 총 세 층으로 구분한다. 손발톱, 털, 땀샘 등의 부속기관(epidermal accessory organs)도 있는데, 이들은 표피에서 파생돼 진피에 존재하게 된다. 
‘물집(blister)’은 피부의 표피와 진피 사이에 체액이 채워져 마치 주머니처럼 보이는 것을 말한다. 피부에 지속적인 마찰이나 화상을 입으면 진피 혈관에서 혈장 성분이 누출돼 이 두 층 사이에 모이게 된 것이다. 물집을 터뜨리지 않고 병원에서 조치받아야 하는 이유는, 물집이 잡힌 위치가 ‘표피와 진피 사이’이기 때문이다. 진피에는 혈관이 있다. 물집이 터져 외부에 노출되면 ‘세균에 의한 이차감염’의 가능성이 커져 상처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

화상의 깊이
‘화상(thermal burn)’은 주로 열에 의한 피부와 부속기관 손상을 의미한다. 화상의 약 90%가 고온의 액체, 고체, 화염, 일광 등에 의해 생긴다. <그림 1>

▲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센터장​


화상은 피부가 붉은 정도면 ‘1도’, 물집이 잡혀 있으면 ‘2도’, 물집이 벗겨지고 깊은 상처가 보이면 ‘3도’로 본다. 화상을 입으면 먼저 10분 정도 냉각하는 것이 조직 안정에 도움이 된다. 얼음보다는 시원한 물, 상온의 물이 적당하다. 흔히 찾을 수 있는 수돗물도 좋다. 그리고 병원을 방문해 상태를 확인하고 드레싱 등 처치를 받는다. 보통 1도에서 2도까지 적절한 상처 관리로 치유될 수 있다. 물집이 잡히는 2도 화상은 보통 부종과 심한 통증이 동반돼 필요에 따라 진통제, 항생제를 처방받는다. 화상 깊이를 묻는 사람들이 많은데, 정확한 깊이는 상처 발생 후 약 1주일이 지나야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만약 얼굴이나 목, 손, 성기 부위 그리고 몸통과 팔-다리 넓은 부위에 물집이 생기고, 피부가 벗겨질 정도의 화상을 입었다면 꼭 화상 전문센터를 방문해야 한다. 3도 이상이면 회복 기간이 오래 걸리고 시술과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특히 당뇨병이 있는 환자는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 칼럼은 해운대부민병원 응급의료센터 박억숭 센터장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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