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애플워치, 갤럭시워치 쓰고 화상 입었다… 가능한 일?
강수연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10/13 07:00
“배터리 과열로 인한 저온화상 가능”… 단순 욕창 가능성도 배제는 못해
A씨는 작년 스마트워치를 구매하고 그동안 별 이상 없이 잘 사용하다 최근 워치 모양 자국으로 손목에 빨간 자국이 생겼다. 이는 실제 한 스마트 워치 사용자가 온라인 카페에 올린 글의 일부 내용이다. 스마트워치 화상과 관련한 외신보도도 있다. 데일리메일은 자는 동안 제품을 착용한 ‘갤럭시워치2’ 제품 사용자가 화상을 입었다고 주장한 내용을 보도했고, 미국 IT 매체 나인투파이브맥은 5일 ‘애플워치7’을 사용하다 폭발이 일어났다고 제보한 사용자의 이야기를 전했다. 애플워치, 갤럭시워치 쓰고 화상 입는 일, 진짜 일어날 수 있는 일일까?
◇화상 등 피부질환 발생 가능성 존재해
결론부터 말하면 가능하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화상 관련 위해정보로 24건이 접수됐다. 전자기기에서의 저온화상은 주로 배터리 문제로 발생한다. 국가기술표준원 제품안전정보과 이지훈 연구사는 “스마트워치로 인한 화상이라면 주원인은 배터리 과열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반도체 소자 등 다른 부품 문제로 인한 기기온도 상승으로 화상을 입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지훈 연구사는 “2020년 ‘애플워치SE’ 사고 조사 때도 발열 원인이 배터리가 아닌 반도체 소자에 있었다”고 말했다.
화상 외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 압력, 마찰에 의한 피부질환일 수도 있다.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피부염 및 피부발진 등으로 인한 피부손상 관련 위해정보로 총 11건이 접수됐다.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의 유발요인 중 하나로 니켈 성분이 있다. 실제 몇몇 스마트워치의 일부 부품이 니켈을 사용해 만들어지는데, 니켈 알레르기가 있다면 더욱 착용에 주의해야 한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피부과 방철환 교수는 “니켈에 의한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은 그간 발생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불현듯 나타날 수 있다”며 “니켈 부분에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피부 발진이 생길 수 있고, 재발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도 피부발진과 수포를 형성할 수 있으므로 증상만을 보고 피부염인지 화상인지를 판별하긴 쉽지 않다. 노인의 경우 마찰에 의한 자반증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9월 외신에서 보도된 ‘갤럭시워치2’ 사고는 욕창과 화상 둘 다 의심되는 사례다. 방철환 교수는 “질환은 발병 직후에 진단해야 명확한 질환을 알 수 있다”며 “이 경우는 2도 화상도 의심되지만 사용자가 수면제를 먹고 잠든 상태에서 일어난 상황이기 때문에 욕창일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욕창이란 오랜 시간 압력에 눌릴 때 피부가 죽으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욕창 역시 물집과 홍반을 동반하기 때문에 물집이 나고 빨개졌다고 해서 무조건 화상으로 보기 어렵다. 물론 조직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방철환 교수는 “질환이 발생하고 나서 병원을 바로 찾아 조직검사를 받는 사람은 거의 없다”면서도 “대개 화상일 경우 통증이 앞서고 알레르기의 경우엔 가려움증과 불편감이 느껴지는데, 물집이 생길 정도면 병원 방문을 권한다”고 말했다. 보통 자연치유될 것이라 생각해 자가치료하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증상을 더 악화시키고 방치할 경우 색소 침착까지 생길 수 있다.
◇발병 원인 불분명해
발병 원인도 명확히 밝히기 어렵다. 이는 소비자와 사업자 간의 책임소재를 가리기 어렵게 만든다. 방철환 교수는 “당시 환경과 상황, 사용자의 피부 상태 등을 다 배제하고서도 ‘시계에서 나온 열, 빛 때문일 수밖에 없어’라고 얘기해야 하는데 고려해야 할 경우의 수가 많다면 꼭 시계 때문이라고 단정 짓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스마트워치 자체에 대한 별도의 안전규정이 없는 것은 소비자들의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 국가기술표준원 전기통신제품안전과 진희철 사무관은 “스마트워치 자체는 화재나 감전 등 전기적인 위험성이 낮은 저전압 제품이기 때문에 안전관리대상에 포함하진 않고 있다"면서도 "스마트워치에 내장된 배터리는 별도로 안전관리대상에 포함해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선 자신이 니켈 등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이 있는지 미리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이라면 항원을 피하는 수밖에 없다. 화상과 압력에 의한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선 수면제를 먹거나 며칠 동안 잠을 못 잤거나 술을 너무 많이 마신 특수한 상황에선 착용을 자제해야 한다. 세게 눌리거나 뜨겁다고 느껴도 이를 자각하지 못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엎드려서 자는 사람도 압력에 의한 피부질환이 생길 위험이 있어 빼고 자거나 엎드려서 잠을 청하지 말아야 한다. 시계도 너무 꽉 끼게 차거나 너무 헐렁하게 차지 않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