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번개가 칠 때는 설거지, 샤워 등 물을 이용하는 활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가을비가 거세지면서 일부 지역에선 천둥, 번개까지 치고 있다. 이땐 가급적 설거지, 샤워 등 수도꼭지를 트는 활동은 잠시 미루는 것이 좋겠다. 가천대 길병원 응급의학과 양혁준 교수는 "번개가 칠 때 샤워를 하면 빛 에너지가 땅속 배관을 통해 전달돼, 감전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며 "번개가 칠 때는 전기가 통하는 곳 모두 위험하다"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강력 권고한 사항이다.

번개는 구름 하부에 쌓인 음전하가 지상의 양전하가 있는 곳으로 떨어지면서 방출되는 빛 에너지다. 대부분 건물은 번개 에너지가 땅속으로 흘러가도록 설계돼 있는데, 에너지양이 매우 강력해 땅속에서 소멸하면서도 문제를 유발하곤 한다. 전도성이 높고, 저항이 작은 물체로 에너지가 퍼져나가 감전 사고를 일으킨다.


특히 설거지하거나 샤워할 때 감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번개의 빛 에너지가 전도성이 높은 금속 배관을 통과해 미네랄이 함유된 물로 전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도 천둥, 번개가 칠 땐 수도꼭지를 사용하면 감전될 수 있어, 샤워, 목욕, 설거지, 손 씻기 등을 하지 말라고 강력히 권고한다. 양혁준 교수는 "전기가 혈관, 신경, 피부를 타고 들어와 손상을 입힌다"며 "심하면 심정지, 뇌 경련 등을 유발할 수 도 있다"고 말했다. 화상도 흔하다. 간혹 전류가 바닥 표면에 흐르면 산, 운동장 등에 서있던 여러명의 사람들이 동시에 감전돼 의식을 잃고 쓰러지기도 한다. 이땐 심정지 환자를 우선적으로 처치해야 한다.

콘크리트 벽에도 기대지 않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콘크리트 벽 안에는 수많은 철근이 건물 구조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금속인 철근도 전도성이 높아 번개가 이동할 수 있는 매우 좋은 경로다. 실내에서는 전화기, TV 등 전기가 연결된 제품도 되도록 사용하지 않아야 안전하다. 번개가 반복해서 친다면 전원 케이블, 인터넷 케이블을 빼놓거나, 전기를 차단해놓는 것도 감전을 예방할 방법이다. 천둥소리가 약 30분 이상 들리지 않는다면 안심하고 다시 연결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