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질환
무지외반증 최소침습술, 환자 발 상태 따라 적용해야
박의현 연세건우병원장
입력 2022/09/28 09:01
Dr. 박의현의 발 이야기 (57)
요즘 필자의 족부 병원을 찾는 환자들 중 '최소침습' 수술법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경우가 있다. 최소침습법은 가능한 작은 절개를 통해서 조직손상을 최소화해서 통증 경감, 빠른 회복을 도모하고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수술이다. 무지외반증 등의 족부질환뿐만 아니라 복강경 수술이나 관절·척추내시경 수술에도 사용되고 있다. 통상 'MIS(minimally Invasive Surgery)'라고 하며, 1950년대에 광섬유가 발명되고 1980년대부터는 관련 수술이 시도된 이후 '비디오'가 널리 보급되면서 수술법이 빠르게 퍼져 나가게 됐다.
무지외반증 등의 족부 수술에도 최소침습법이 도입돼 왔다. 작은 톱날 형상의 기구를 사용해 엄지발가락 뼈를 쐐기 모양으로 일부 갈아내어 교정하는 1세대, 얇고 긴 톱날 기구를 이용해 엄지발가락 뼈를 절골하고 안으로 밀어 넣어서 핀으로 받쳐주고 고정하는 2세대를 거쳐 현재 필자의 병원에서는 3세대 술식을 사용하고 있다. 3세대 최소침습 무지외반증 수술은 기존 술식에서 부족했던 발볼 교정의 한계, 각도 교정이 심한 경우의 제한, 재발률, 고정력 등을 해결하기 위해 개선된 특수나사 등을 사용한다.
3세대 최소침습 무지외반증 수술은 2~3㎜의 미세한 구멍을 내어 방사선 영상장치를 이용해서 뼈를 교정 절골하고 나사로 고정하므로 통증이 기존의 수술 방법보다 경감된다. 또한 최소한의 절개만 해 흉터에 대한 우려가 적어 미용적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유착 부위도 작기 때문에 재활이 빠르고 나사 제거를 위한 2차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필자의 병원에서도 다양한 환자군에 대해 무지외반증 최소침습술을 시행해 본 결과 특히 40~70대의 중장년층 여성 환자들에게서 예후가 좋았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최소침습 수술법을 권하지는 않는다. 엄지발가락이 과도하게 변형된 경우는 수술 후 칼발을 형성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고, 엄지발가락이 너무 유연한 경우도 재발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 관절염이 있거나 다른 발가락이나 발등의 치료가 동반되는 경우도 다른 수술법을 제안한다. 미용적 측면에서도 관절낭이 심하게 두꺼워져 있거나 피부가 늘어져 있는 경우는 개방형 수술법이 적합할 수 있다. 골다공증이나 골감소증과 같이 뼈가 너무 약한 환자도 골손실과 고정력을 감안해서 적합한 술식을 선택해야 한다.
필자는 의사다. 환자가 원하는 수술법을 최대한 경청하지만 환자의 병기나 상태에 따라 다른 술식을 처방하는 경우도 생길 수 밖에 없다. 각 수술법이 가진 장점과 단점을 고려해서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수술 방법을 이야기하는 것이 의사로서의 당연한 책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