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유행하는데… SK바사 2년째 백신 생산 중단, 왜?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코로나 백신 집중… 세포배양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 중단 ​정부, 호주 시퀴러스의 '플루셀박스' 긴급 도입

▲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위해 ​'스카이셀플루' 생산을 2년 연속 중단, 실수요자의 불편이 커졌다. ​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3년 만의 인플루엔자(독감) 대유행주의보 발령으로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를 둔 보호자들의 걱정이 커졌다. 중증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 유정란 배양 백신이 아닌 세포배양 백신을 접종해야만 하는데, SK바이오사이언스가 2년 연속 국내 유일 세포배양 인플루엔자 백신 '스카이셀플루'의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를 대신할 해외제약사 시퀴러스의 '플루셀박스'를 확보했으나,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이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스카이셀플루 생산 중단, 불안감 반복되는 계란 알레르기 보유자들
그간 우리나라 계란 알레르기 보유자가 사용할 수 있는 세포배양 인플루엔자 백신은 '스카이셀플루'가 유일했다. 스카이셀플루는 성인용으로는 국내 최초, 소아용으로는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세포배양 인플루엔자 백신이다. 그러나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위해 스카이셀플루의 생산을 포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사장은 올해 3월 “백신 생산이 제한된 상태에서 지금 어떤 백신이 가장 필요 하느냐를 고민한 결과”라며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 중단 결정을 공식화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결정으로 인해 정부는 긴급도입제도를 통해 호주 시퀴러스 사(社)의 '플루셀박스'를 들여왔다. 긴급도입제도는 국내 허가를 받은 백신이라면 필수로 거쳐야 하는 국가출하승인 절차를 생략하고, 바로 접종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 지난해에도 플루셀박스를 긴급도입을 통해 들여와 사용했다. 플루셀박스는 미국 FDA와 유럽의약품청에서 허가받은 유일한 세포 배양 인플루엔자 백신으로, 성인·소아 모두 접종할 수 있다.

하지만 계란 알레르기 보유자들은 2년 연속 세포배양 백신 공급 여부와 다급하게 들여온 백신에 문제는 없을지 걱정이 크다. 중증 계란 알레르기 3세 아동 보호자인 A씨는 "스카이셀플루 생산 중단이 알려지면서 플루셀박스 도입이 확정되기 전까지 불안했고, 그나마도 부족해서 접종을 못하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며 "언제까지 이런 상황을 반복해야 하는 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정부, 호주 세포배양 백신 작년 2배 이상 물량 확보
세포배양 인플루엔자 백신에 대한 계란 알레르기 보유자들의 우려가 크지만, 정부는 백신이 부족해 접종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작다고 전했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관리과 관계자는 "올해는 인플루엔자 대유행이 예상되는 만큼 작년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만4400도즈를 확보했다"며 "세포배양 백신이 부족할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플루셀박스는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이 시작되는 21일부터 바로 사용된다. 예방접종관리과 관계자는 "플루셀박스는 상황의 긴급성 때문에 긴급도입절차를 통해 도입된 것"며 "도입한 백신은 즉시 접종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스카이셀플루 내년엔 생산 가능성 커
다행히 내년엔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한국 법인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국내 진출을 선언한 시퀴러스는 플루셀박스 국내 정식허가를 추진할 예정이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셀플루 재생산을 고려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내년 상황을 살펴야겠지만, 올해처럼 인플루엔자 백신을 아예 생산계획에서 배제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코로나 백신 생산을 위해 인프라를 조정하느라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이 어려웠으나, 이제 내부적으로도 파이프라인에 여유가 생겼다고 보고 있다"며, "위탁생산(CMO) 물량 등을 조정해야 하다 보니 아직 구체적인 생산계획을 마련한 건 아니나, 스카이플루셀 생산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가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을 내년에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전망했다. 제약업계는 SK바사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잡은 토끼마저 놓칠 수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1600억원대의 수익을 올리던 스카이셀플루를 포기하면서까지 심혈을 기울인 코로나 백신이 예상보다 선전하지 못했고, 그 사이 시퀴러스에 인플루엔자 세포배양 백신 시장을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퀴러스는 초대형 백신 기업이라 공격적으로 나서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입지가 위협받을 것으로 예측된다"라며 "내년엔 SK바사가 스카이셀플루를 생산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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