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외과
"뇌혈관이 아지랑이처럼… 모야모야병, 두피 혈관 이식해 치료"
오상훈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9/18 10:00
[전문의에게 묻다]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유지욱 교수
모야모야병은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관찰되는 난치성 뇌혈관질환이다. 뇌혈관이 점점 좁아져 뇌졸중으로 발전하는데 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에 와서야 발병에 영향을 끼치는 유전자가 특정되고 있는데 베일에 가려져 있는 부분이 너무 많다. 관련 연구나 통계도 부족하고 치료제 역시 없다. 다만 두피 쪽에 있는 두개외혈관을 이식하면 뇌졸중은 막을 수 있다. 현재로선 유일한 치료법이다.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유지욱 교수에게 모야모야병 치료에 대해서 물어봤다.
-모야모야병은 어떤 질환인가
좁아지는 뇌혈관에 의해 뇌졸중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뇌혈관이라고 하면 심장에서 시작해 뇌 곳곳으로 이어지는 경동맥을 뜻한다. 경동맥의 끝부분이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좁아지면 뇌로 가는 혈액 공급량이 감소한다. 이로 인해 이상혈관들이 증식하는 게 모야모야병이다. 모야모야는 일본어로 연기, 아지랑이를 뜻한다. 이상혈관들이 연기처럼 자란다고 해서 붙여졌다.
-이상혈관들이 왜 증식하나?
알려지지 않았다. 질환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상혈관이 왜 생겨나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불분명하다. 다만 생물은 항상성을 가지고 있는데 뇌를 먹여 살리는 기전이 막히면서 그에 대한 보상 작용으로 이상혈관들이 증식했다는 추측은 해볼 수 있다. 물론 근거는 없다. 현재까지는 이상혈관이 많이 발달하거나 후순환계까지 침범할수록 출혈성 경향을 보인다는 사실 정도만 밝혀졌다.
-진단 기준이 있나?
중요한 건 원인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운증후군 환자라거나 동맥경화성 질환을 앓고 있다면 모야모야병이라 진단할 수 없다. 원인 질환은 없는데 MRI나 뇌혈관 조영술 검사 결과 경동맥의 끝부분이 좁아지면서 이상혈관들이 좌우뇌 양측에서 포착되면 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한쪽 뇌에서만 동일한 이상혈관 구조가 나타나도 모야모야병으로 진단하는 추세다.
-유전자 검사로는 진단이 어렵나?
2010년 초, ‘RNF213’이라는 유전자가 발견됐다. 일반인과 모야모야병 환자들의 유전자를 검사했더니 일반인은 20% 이하, 모야모야병 환자들은 90% 이상이 RNF213 양성이었다. 다만 아직 진단적 기준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RNF213이 음성이어도 모야모야병에 걸릴 수 있으며 양성 여부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RNF213이 양성이면 이상혈관이 후순환계에도 침범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소아 뇌졸중이라고 불리던데, 자주 발생하는 연령은 어떤가?
70대 이상 환자 진단 사례는 드물다. 그 시점엔 동맥경화성 질환을 앓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모야모야병 발병 연령대는 두 시점으로 나뉜다. 10대 사춘기 시기와 40~50대다. 특이한 점은 연령대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는 것이다. 18세 미만의 소아는 90% 이상이 뇌경색을 겪는다. 일시적으로 힘이 빠지는 마비 증상은 나타나지만 뇌출혈은 아니다. 반면 40~50대에 진단된 환자들의 약 40%는 첫 증상으로 뇌출혈로 겪는다.
-치료 옵션엔 무엇이 있나?
치료의 목적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뇌졸중을 예방하는 것이다. 그런데 모야모야병은 치료법에 따라서 환자의 뇌졸중 발생 가능성을 비교한 연구가 하나밖에 없다. 출혈성 모야모야병 환자에 있어 수술과 경과 관찰의 예후를 비교하는 연구였다. 결론은 수술이었다. 약물치료의 효과는 증명된 바가 없다.
모야모야병의 유일한 수술법은 뇌혈관문합술이다. 두피 혈관을 이식해 뇌 혈류량을 늘려주는 방법이다. 이렇게 해주면 혈류량을 확보하면서 이상혈관의 증식을 줄일 수 있다. 뇌혈관문합술은 크게 직접법과 간접법으로 나뉜다. 직접법이 혈관과 혈관을 직접 연결하는 방법이라면 간접법은 두피 혈관을 뇌 표면에 얹어서 신생혈관이 내부로 자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둘 다 머리를 여는 개두술로 진행한다.
-모야모야병은 어떤 질환인가
좁아지는 뇌혈관에 의해 뇌졸중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뇌혈관이라고 하면 심장에서 시작해 뇌 곳곳으로 이어지는 경동맥을 뜻한다. 경동맥의 끝부분이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좁아지면 뇌로 가는 혈액 공급량이 감소한다. 이로 인해 이상혈관들이 증식하는 게 모야모야병이다. 모야모야는 일본어로 연기, 아지랑이를 뜻한다. 이상혈관들이 연기처럼 자란다고 해서 붙여졌다.
-이상혈관들이 왜 증식하나?
알려지지 않았다. 질환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이상혈관이 왜 생겨나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도 불분명하다. 다만 생물은 항상성을 가지고 있는데 뇌를 먹여 살리는 기전이 막히면서 그에 대한 보상 작용으로 이상혈관들이 증식했다는 추측은 해볼 수 있다. 물론 근거는 없다. 현재까지는 이상혈관이 많이 발달하거나 후순환계까지 침범할수록 출혈성 경향을 보인다는 사실 정도만 밝혀졌다.
-진단 기준이 있나?
중요한 건 원인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운증후군 환자라거나 동맥경화성 질환을 앓고 있다면 모야모야병이라 진단할 수 없다. 원인 질환은 없는데 MRI나 뇌혈관 조영술 검사 결과 경동맥의 끝부분이 좁아지면서 이상혈관들이 좌우뇌 양측에서 포착되면 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한쪽 뇌에서만 동일한 이상혈관 구조가 나타나도 모야모야병으로 진단하는 추세다.
-유전자 검사로는 진단이 어렵나?
2010년 초, ‘RNF213’이라는 유전자가 발견됐다. 일반인과 모야모야병 환자들의 유전자를 검사했더니 일반인은 20% 이하, 모야모야병 환자들은 90% 이상이 RNF213 양성이었다. 다만 아직 진단적 기준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RNF213이 음성이어도 모야모야병에 걸릴 수 있으며 양성 여부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RNF213이 양성이면 이상혈관이 후순환계에도 침범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소아 뇌졸중이라고 불리던데, 자주 발생하는 연령은 어떤가?
70대 이상 환자 진단 사례는 드물다. 그 시점엔 동맥경화성 질환을 앓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모야모야병 발병 연령대는 두 시점으로 나뉜다. 10대 사춘기 시기와 40~50대다. 특이한 점은 연령대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는 것이다. 18세 미만의 소아는 90% 이상이 뇌경색을 겪는다. 일시적으로 힘이 빠지는 마비 증상은 나타나지만 뇌출혈은 아니다. 반면 40~50대에 진단된 환자들의 약 40%는 첫 증상으로 뇌출혈로 겪는다.
-치료 옵션엔 무엇이 있나?
치료의 목적은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뇌졸중을 예방하는 것이다. 그런데 모야모야병은 치료법에 따라서 환자의 뇌졸중 발생 가능성을 비교한 연구가 하나밖에 없다. 출혈성 모야모야병 환자에 있어 수술과 경과 관찰의 예후를 비교하는 연구였다. 결론은 수술이었다. 약물치료의 효과는 증명된 바가 없다.
모야모야병의 유일한 수술법은 뇌혈관문합술이다. 두피 혈관을 이식해 뇌 혈류량을 늘려주는 방법이다. 이렇게 해주면 혈류량을 확보하면서 이상혈관의 증식을 줄일 수 있다. 뇌혈관문합술은 크게 직접법과 간접법으로 나뉜다. 직접법이 혈관과 혈관을 직접 연결하는 방법이라면 간접법은 두피 혈관을 뇌 표면에 얹어서 신생혈관이 내부로 자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둘 다 머리를 여는 개두술로 진행한다.
-보통 혈관이 좁아지면 스텐트나 풍선확장술을 고려하지 않나?
적용하지 않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적용했던 환자들의 예후가 안 좋았다. 풍선 확장이든 스텐트든 어떻게 보면 혈류량을 갑자기 확 늘려주는 건데, 혈류량이라는 게 직경의 3승이다. 그러니까 혈관의 직경을 두 배 늘려주면 혈류량은 8배 올라간다. 너무 많이 올라가니까 다 터져버리는 것이다. 치료의 합병증이 오히려 뇌출혈이었기 때문에 이젠 적용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혈관문합술 직접법, 간접법의 효과가 다른가?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소아에겐 직접법이든 간접법이든 예후가 비슷하다. 다만 모야모야병 연구가 상대적으로 많이 이뤄진 일본에서 간접법만 받는 성인은 드물다. 대부분 둘 다 적용하거나 직접법만 적용한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직경 1mm의 작은 혈관이지만 두 개를 직접 잇는데 바늘 열두 땀이 들어간다. 과거엔 술기도 안 좋았고 시간도 오래 걸려서 간접법이 선호됐다면 최근엔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직접법이 선호되는 추세다.
-수술 후 합병증은?
혈관을 하나 이어주는 것에도 조정기간이 필요하다. 굶었던 사람에게 갑자기 많은 양의 밥을 주면 배탈이 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수술 직후엔 괜찮았지만 3일째부터 말을 못하거나 마비가 나타나는 환자들이 있다. 비율은 약 40%인데 2주 정도 지나면 사라진다.
-그 이후엔 완치라고 볼 수 있나?
현재로선 모야모야병 완치는 없다. 제거할 수 있는 병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치료제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수술은 사망 위험을 높이는 뇌졸중을 막는다. 모야모야병은 단계가 있다. ‘스즈키 스테이지’라고 하는데 암의 병기처럼 1~6단계로 나뉜다. 진단은 주로 증상이 발현되는 3~4단계에서 이뤄진다. 흥미로운 건 5단계 6단계가 되면 병의 진행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이다. 단, 단계가 올라갈수록 뇌졸중 발병 확률은 높아진다. 현재로서 의사의 역할은 3~4단계를 잘 버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모야모야병 치료에 있어서 앞으로의 과제가 있다면?
의사든 환자든 마찬가지다. 유일한 치료법이 수술밖에 없다는 건 부담이다. 특히 환자 입장에서 뇌수술은 혹시 모를 부작용이나 흉터 때문에 두려울 수밖에 없다. 최근 많은 분야에서 유전자 치료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모야모야병 치료를 위한 생물학적제제 등이 개발돼 치료 옵션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적용하지 않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적용했던 환자들의 예후가 안 좋았다. 풍선 확장이든 스텐트든 어떻게 보면 혈류량을 갑자기 확 늘려주는 건데, 혈류량이라는 게 직경의 3승이다. 그러니까 혈관의 직경을 두 배 늘려주면 혈류량은 8배 올라간다. 너무 많이 올라가니까 다 터져버리는 것이다. 치료의 합병증이 오히려 뇌출혈이었기 때문에 이젠 적용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혈관문합술 직접법, 간접법의 효과가 다른가?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소아에겐 직접법이든 간접법이든 예후가 비슷하다. 다만 모야모야병 연구가 상대적으로 많이 이뤄진 일본에서 간접법만 받는 성인은 드물다. 대부분 둘 다 적용하거나 직접법만 적용한다. 원인은 복합적이다. 직경 1mm의 작은 혈관이지만 두 개를 직접 잇는데 바늘 열두 땀이 들어간다. 과거엔 술기도 안 좋았고 시간도 오래 걸려서 간접법이 선호됐다면 최근엔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직접법이 선호되는 추세다.
-수술 후 합병증은?
혈관을 하나 이어주는 것에도 조정기간이 필요하다. 굶었던 사람에게 갑자기 많은 양의 밥을 주면 배탈이 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수술 직후엔 괜찮았지만 3일째부터 말을 못하거나 마비가 나타나는 환자들이 있다. 비율은 약 40%인데 2주 정도 지나면 사라진다.
-그 이후엔 완치라고 볼 수 있나?
현재로선 모야모야병 완치는 없다. 제거할 수 있는 병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치료제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수술은 사망 위험을 높이는 뇌졸중을 막는다. 모야모야병은 단계가 있다. ‘스즈키 스테이지’라고 하는데 암의 병기처럼 1~6단계로 나뉜다. 진단은 주로 증상이 발현되는 3~4단계에서 이뤄진다. 흥미로운 건 5단계 6단계가 되면 병의 진행 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이다. 단, 단계가 올라갈수록 뇌졸중 발병 확률은 높아진다. 현재로서 의사의 역할은 3~4단계를 잘 버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모야모야병 치료에 있어서 앞으로의 과제가 있다면?
의사든 환자든 마찬가지다. 유일한 치료법이 수술밖에 없다는 건 부담이다. 특히 환자 입장에서 뇌수술은 혹시 모를 부작용이나 흉터 때문에 두려울 수밖에 없다. 최근 많은 분야에서 유전자 치료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모야모야병 치료를 위한 생물학적제제 등이 개발돼 치료 옵션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