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부모님 ‘여기’ 보면 근감소증 확인할 수 있다
오상훈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9/09 10:00
◇단순 노화가 아니라 사망률 높이는 질병
근감소증 노화에 의한 근육량 감소뿐 아니라 근력 저하, 신체 운동 능력 저하를 모두 포함한다. 세계보건기구는 근감소증을 2016년 국제질병통계분류 제10차 개정판에 병명코드(M62.84)로 정식 등재했다. 한국에서는 2021년부터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8차 개정안에 진단코드를 포함해 질병으로 간주하고 있다. 한국노인노쇠코호트 연구 결과 지역사회에 거주 중인 70~84세 노인 중 남성은 21.3%, 여성은 13.8%가 근감소증으로 진단된 바 있다.
근감소증 발병의 가장 큰 원인은 노화다. 다른 요인으로는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 뇌졸중, 치매와 같은 뇌신경계 질환, 당뇨병, 만성콩팥병 같은 내과 질환, 암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당뇨병 환자는 혈당이 높아 혈액이 미세혈관에 잘 도달하지 않는다. 이러면 말초 쪽의 근육이나 신경에 영양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근육생성이 힘들어진다. 관절염의 경우 통증 때문에 활동양이 줄어들어 근감소증 유병률이 증가한다.
◇자가진단 위해선 종아리 두께에 집중해야
근감소증의 1차 진단으로 자가 테스트가 가능하다. 종아리 둘레를 측정해보았을 때 남성은 34cm, 여성은 33cm 미만인데 근감소증 자가 진단 설문지(SARC-F) 점수가 4점 이상이면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손가락을 사용할 수도 있다. 핑거링(finger-ring) 테스트'라고 하는데 근감소증을 유추할 정도는 된다. 양손 엄지와 검지로 큰 원(핑거링)을 만들어 종아리의 가장 굵은 부분을 감싸보기만 하면 된다. 도쿄대 노인의학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핑거링으로 종아리가 감싸지지 않는 그룹보다 핑거링이 딱 맞는 그룹의 근감소증 위험이 2.4배 높았다. 핑거링이 종아리보다 큰 사람은 6.6배 더 높았다.
병원에서는 근육의 양과 질을 모두 평가한 후 근감소증을 진단한다. 골격근의 양 측정에는 ‘이중에너지 X선 흡수계측법(DXA)’과 ‘인바디(BIA)’가 활용된다. DXA로 측정 시 남성 7.0kg/m2, 여성 5.4 kg/m2 이하, BIA로 측정 시 남성 7.0kg/m2, 여성 5.7kg/m2 이하면 악력 및 보행 속도 측정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진단한다.
◇치료법 없는 질환, 예방 위해 운동·단백질 섭취 필수
근감소증은 아직 치료제가 없다. 예방을 위한 관리가 중요하다. 여러 가지 운동 중 핵심은 근력 강화 운동이다. 일주일에 최소 2회 이상 시행해야 하며 초기에 낮은 강도(한 번에 최대 들 수 있는 무게인 1RM의 40-50%)에서 시작해서 2~3주 간격으로 강도를 증가시키는 것을 추천한다. 유산소운동, 유연성운동(스트레칭), 균형운동 등 다양한 형태의 운동을 조합하는 것도 좋다. 가장 중요한 건 꾸준함이다. 최소 3개월 이상 운동해야 근력 증가나 근비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처음엔 비교적 난도가 낮은 밴드운동이 권고된다. 평소 운동을 꾸준히 하지 않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12주간 밴드를 빠르게 당기고 천천히 푸는 탄력밴드 운동을 시행했더니 악력 등의 근력이 최대 49%, 걷기 등 간단한 움직임을 수행할 수 있는 정도가 33%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단 이 운동도 1세트를 12회로 구성해 3세트씩, 1주일에 3회 이상 꾸준히 해야 효과가 있다.
근손실을 방지하고 근육성장을 위한 영양 요법의 기본은 단백질 섭취다. 1일 단백질 섭취량이 적을수록 근감소증의 유병률이 증가하게 된다. 근손실의 방지를 위해 하루 최소 체중 1kg당 1.2~1.4g, 근성장을 위해서는 kg당 1.6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인체가 근육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단백질 양에는 한계가 있어서 한 번에 섭취하기보다는 적당량을 골고루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
나이가 많을수록 치아와 소화능력이 약해져 고기를 섭취하는 게 부담스럽다면 식물성 단백질인 검정콩이 추천된다. 검정콩은 소고기보다 단백질 함량이 두 배 이상 높고 장내 흡수율도 더 높다. 꼭 검정콩이 아니더라도 콩 종류에 따른 단백질 차이는 적기 때문에 기호에 따라 섭취하면 된다. 이외에 단백질 파우더 또는 단백질 함유량이 높은 두유, 요거트 등의 음료를 통해 보충하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