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르몬이 병 일으키는 원리 밝혀졌다

오상훈 헬스조선 기자

▲ 환경호르몬인 내분비계교란물질의 발병 원리를 밝혀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상에서 내분비계교란물질에 노출되는 경로는 영수증이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내분비교란물질(EDCs)’의 병을 일으키는 원리를 규명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내분비교란물질은 흔히 환경호르몬으로 불린다. 비스페놀 A나 제초제 성분인 DDT와 같은 화학물질이 대표적이다. 이 물질에 오랫동안 노출될 경우 생식 장애·비만·당뇨병·고혈압·신경발달장애 등 다양한 비전염성 질환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기존에 확인됐지만, 그 원리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었다.

중앙대 동물생명공학과 방명걸 교수 연구팀은 내분비교란물질의 발병 원리를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생쥐를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비스페놀A(BPA)에 노출되게 한 뒤 흉선, 췌장 기관의 세포 변화를 관찰하는 실험을 했다. 흉선과 췌장은 체내 면역 기능을 담당하는 T세포의 분화와 발달이 일어나는 주요 기관이다.

그 결과, 실험을 통해 환경호르몬에 노출될 경우 T세포가 분화·발달하는 단계에서부터 세포 수용체의 유전자와 세포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환경호르몬은 T세포의 비정상적 신호전달을 유도해 면역시스템을 과도하게 활성화하며 이상 작동하게 만들고, 그 결과 자가면역질환이나 암 등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명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환경호르몬 노출에 따른 다양한 비전염성 만성질환의 발생 원인을 밝히고, 치료법 개발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내분비계교란물질은 비스페놀A다. 영수증을 맨손으로 만지기만 해도 비스페놀A의 체내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서울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마트에서 근무한 지 평균 11년 된 계산원 54명의 업무 전 체내 비스페놀A 농도는 0.45ng, 업무 후에는 0.92ng으로 두 배가량 차이가 났다. 반면 장갑을 착용하고 일했을 때 업무 전 체내 농도는 평균 0.51ng, 업무 후 농도는 0.47ng이었다. 비스페놀A에 노출되지 않으려면 장갑을 착용하거나 비스페놀A가 함유되지 않은 종이를 사용해야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환경오염'(Environmental Pollution) 9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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