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비.바] 비만은 게을러서 생기는 것이다?

이경애 대한비만학회 교육위원회 위원 (전북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대한비만학회-헬스조선 공동기획] 잘못된 비만 상식 바로잡기(잘.비.바) 34편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만이 지나치게 많이 먹고 덜 움직이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즉, 음식 조절이나 운동에 대한 개인의 노력과 의지가 부족해서 비만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비만한 사람은 의지가 부족하고 게으른 사람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과도한 음식 섭취로 인한 칼로리 과잉과 상대적인 활동량 감소로 인한 에너지 과잉 상태가 장시간 지속되는 것이 비만의 주요한 원인인 것은 맞지만 실제 비만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일반적으로 비만은 일차성 비만과 이차성 비만으로 나눌 수 있고, 이 중 일차성 비만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일차성 비만의 발생은 개인의 식습관 및 생활 습관, 연령, 인종, 유전적 요인, 사회경제적 요소, 신경 내분비 변화 등 다양한 위험 요인이 복합적으로 관여하는 경우가 많아 뚜렷한 하나의 원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즉, 고열량 음식의 잦은 섭취, 단순당 과도한 섭취와 같은 좋지 않은 식습관 및 운동을 하지 않는 생활패턴이 비만을 유발할 수 있지만, 실제 비만의 원인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며, 식습관 및 생활습관 외에 영향을 주는 요인 중 상당수는 개인이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경우도 존재한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또한, 약 10% 정도의 비만 환자에서는 유전 및 선천성 장애, 약물, 신경 및 내분비계 질환, 정신질환 등의 원인에 의해 이차적으로 비만이 유발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하면 비교적 효과적인 체중 감량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원인을 찾는데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소아에서는 일부 선천성 및 유전질환에 의해 비만해질 수 있는데, 특히 발달장애나 저신장과 동반된 비만의 경우 의심해봐야 한다. 성인의 경우, 항우울 약제 등과 같은 정신과 약물, 항간질약제, 스테로이드제제, 일부 당뇨병 치료제 등 다양한 약물이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갑상선기능저하증, 쿠싱증후군, 다낭성난소증후군 등과 같은 내분비 질환, 두부 외상이나 종양, 두개강내 수술 등과 관련해서도 비만이 유발 될 수 있다. 대부분의 이차성 비만은 개인이 스스로 원인을 찾기 어려우므로, 병원을 방문하여 호르몬검사를 포함한 검사를 통해 정확한 평가가 필요하다.

식사조절,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은 모든 원인의 비만에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자 예방법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비만은 단순히 개인의 노력과 의지가 부족해서만 발생하는 질환이 아니며, 여러 다양한 원인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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