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선천성 난청, 신속한 진단·치료 중요, 보청기·인공와우로 정상적 언어발달 가능"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8/31 08:57
전문의에게 묻다_ 최재영 세브란스병원 교수
"난청은 크게 노화성 난청과 선천성 난청으로 나뉜다. 일흔이 되면 3명 중 1명, 여든이 되면 2명 중 1명꼴로 난청을 앓을 정도로 난청은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또한, 신생아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흔한 선천성 질환이기도 하다. 1000명 중 1명이 심한 난청으로 태어나고, 200명 중 1명은 중등도 난청으로 태어난다."
―난청은 빨리 진단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던데?
"특히 선천성 난청은 빨리 발견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돌 무렵까지 청각과 언어 관련 발달이 끝나고, 이후 한두 마디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태어난 후 석 달에서 길게 잡아도 다섯 살까지를 언어 능력이 발달할 수 있는 시기로 보는데, 이후에 난청을 발견하면 아무리 치료를 잘해도 말을 배우기 힘들다. 다행히 최근에는 대부분의 산부인과에서 태어나자마자 신생아 난청 선별 검사를 한다. 물론 노인성 난청도 조기에 발견하는 게 좋다. 정확한 발음을 잘 못들으면 뇌에 변화가 생긴다. 난청을 방치해 뇌가 정확한 발음을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잃으면, 보청기를 껴도 시끄럽기만 하고 알아듣기 힘들 수 있다. 청력이 40㏈ 정도 떨어졌을 때 보청기를 끼기 시작하는 게 좋다."
―난청은 왜 생기는가?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선천성 난청은 약 70%가 유전적 요인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적 요인이 크다고 알려진 노화성 난청도 20~30%는 유전적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중등도 난청까지는 적절한 시기에 보청기를 껴 소리를 들려주면 정상적으로 언어를 배우고 지낼 수 있다. 그러나 청력이 70㏈ 이상 손상됐다면 인공와우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인공와우 수술은 달팽이관을 대체할 기기를 이식하는 수술이다. 나온 지 30년 이상 됐고, 학계에서는 인체 안에 이식하는 의료기기 중 가장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 돌 전에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심고도 난청 환자는 5년 후 평가해보면 정상 청력 또래의 약 90~95% 언어 능력을 가질 수 있다. 다만, 수술만 받고 재활 치료를 안 받으면 효과가 없다. 수술을 두 살에 받았다면, 청력은 그때 태어난 거다. 그때부터 말을 가르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훈련을 해줘야 한다."
―인공 와우 수술이 필요한 대상은?
"양쪽 청력이 70㏈ 이상 손상된 환자는 물론 한쪽 귀만 안 들리는 비대칭형 난청 환자에게도 필요하다. 이땐 말이 다 들려 정상적으로 언어를 배울 수 있지만, 시끄러운 곳에서는 잘 못 듣고 고도의 언어 능력은 양쪽 다 잘 들리는 경우보다 떨어진다. 노화성 난청 환자 중 보청기 효과가 없어지면 인공와우 수술을 받기도 한다. 청력도 좋아지지만, 인지력도 향상되고 사회생활도 훨씬 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