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심혈관질환자, 고용량 스타틴보다 복합제 '로수젯’이 이점 많아"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국내 26개 기관서 3780명 환자 대상 연구, 세계적 학술지 란셋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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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브란스병원 김병극 교수가 연구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한미약품 제공
최근 의학계에서 LDL콜레스테롤을 낮출수록 심혈관질환 발병과 사망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들이 나오면서, LDL콜레스테롤을 부작용 없이 효과적으로 낮추는 약제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심근경색 등 심혈관질환을 앓은 적이 있는 사람은 LDL을 70mg 미만으로 확 낮춰야하는데, 이를 위해 '전통 약제' 스타틴을 고용량으로 쓰는 것이 주요 의학 지침이었다. 그러나 약제 용량을 올릴수록 근육통·간수치 상승·당뇨병 위험 등의 부작용 가능성이 커져 의료 현장에서는 처방에 제한이 있었다.

이런 와중에 국내 한미약품이 개발한 이상지질혈증 치료 복합제 '로수젯정(에제티미브 10mg+ 로수바스타틴 10mg)'이 고용량 스타틴(로수바스타틴 20mg)보다 LDL콜레스테롤은 더 낮추고 약제로 인한 부작용은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는 세계적인 의학학술지 란셋(Lancet)에 최근 실렸다.

RACING으로 명명된 이 연구는 세브란스병원, 차의과대학, 고려대안암병원 등 국내 26개 기관에서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자(과거 심근경색 등으로 관상동맥 재관류 시술을 한 사람, 뇌경색 환자, 말초 동맥질환 환자) 3780명을 대상으로 5 년간 진행됐다. 연구팀은 무작위로 1894명은 로수젯(로수바스타틴 10mg+에제티미브 10mg)을 투여하고, 1886명은 고강도 스타틴(로수바스타틴 20mg)을 투여한 뒤 3년 동안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투여 후 3년 시점에서 심혈관계 사망, 주요 심혈관계 사건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의 발생은 로수젯 투여군 172명(9.1%), 고강도 스타틴 단독 투여군 186명(9.9%)으로 나타났다. 두 그룹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비열등성’을 입증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차 평가변수인 LDL 콜레스테롤 목표 수치(70 mg/dL 미만) 도달률을 살펴본 결과, 1년 시점에서 로수젯 투여군은 73%, 스타틴 단독 투여군은 55%로 로수젯 투여군이 LDL 목표 수치에 도달한 환자가 많았다. 투여 2, 3년 시점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주목할 점은 약물 부작용이다. 약물 이상 반응이나 스타틴 불내성으로 약물 복용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감량한 환자 비율은 로수젯 투여군에서 88명(4.8%), 고강도 스타틴 단독 투여군에서 150명(8.2%)으로 로수젠 투여군에서 적었다.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 심장내과 김병극 교수는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이나 심뇌혈관질환 발생은 두 그룹간 차이가 없었지만, 사실 약제 투여 목적이 LDL을 낮추는 것이기 때문에 로수젠 투여 그룹이 LDL을 더 낮췄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약물 이상반응 등으로 약물을 중단하거나 감량하는 환자 비율이 훨씬 적었다는 것에도 큰 의미를 뒀다.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 관상동맥센터 최동훈 교수는 "의사는 환자가 LDL수치가 잘 안 떨어진다고 고강도 스타틴을 쉽게 쓰지 않는다”며 “스타틴 용량을 한 번 정도 올려볼 수 있지만, 보통 LDL수치가 안 떨어지면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복합제를 쓰는 것이 트렌드”라고 말했다. 고용량 스타틴의 경우는 근육통·간수치 상승·당뇨병 위험 등의 부작용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의사들은 장기 처방에 부담감이 있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현재 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자의 72%가 복합제를 처방받고 있다고 했다. 
김병극 교수는 “지금까지 용량을 줄인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과 기존의 고용량 스타틴 단독요법을 비교한 1년 이상의 장기 추적 연구는 없었다”며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로수젯’으로 대표되는 스타틴+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이 고용량 스타틴 대비 유용한 치료 방법으로 제시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