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요즘 핫템 '레티놀' 화장품의 실체 [뷰티시크릿]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이원영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22/07/21 09:00
◇레티놀 '신비의 성분'이라 불려
레티놀은 비타민A의 한 종류다. 주름 개선, 미백, 피부결 정돈, 피부 손상 감소 등 다양한 효과를 내 ‘신비의 성분’이라고 이름 붙었다. 레티놀이 피부 세포와 만나면 ‘레티노산(레티노익산, retinoic acid)’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콜라겐을 합성시키고 탄력섬유를 재생한다. 또 세포 분화를 조절해 여드름, 건선 등의 피부질환을 치료하는 데도 효과를 낸다.
레티놀 함량이 높은 화장품의 가격은 전체적으로 비싼 편인데, 그 이유는 레티놀의 안정성 유지 기술 때문이다. 레티놀은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안정화하기 어렵다. 그래서 효능을 오래 유지하면서 가격을 낮추기 위해 ‘레티닐 팔미테이트(retinyl palmitate)’ ‘레티닐 아세테이트(retinyl acetate)’ 같은 레티놀 유도체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레티놀 유도체를 사용하면, 같은 양의 레티놀보다 효과가 떨어질 수 있으므로 용량을 잘 확인하고 구매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레티놀 함량은 2500IU/g, 레티닐팔미테이트 함량은 10000IU/g가 돼야 주름 개선 기능을 볼 수 있다.
◇농도 점차 높여가며 발라야 안전
레티놀은 피부에 자극을 일으킬 수 있다. 레티노산(레티놀이 피부 세포와 만났을 때 만들어지는 성분)이 세포에 침투하면 세포를 염증과 홍반이 생길 수 있다. 실제 서울대병원 임상의학연구소 연구에 따르면, 레티놀이 3300IU 들어 있는 크림 사용 후 약간의 홍반과 부종을 보였으며, ‘중증도의 자극성’을 나타냈다.
다만, 피부 자극을 피하고자 레티놀 함량이 너무 낮은 제품을 사용하면, 주름 개선 효과가 떨어진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정진호 교수는 “레티놀 성분은 피부 자극도가 높을수록 주름 개선 효과가 높다”며 “너무 낮은 용량을 바르는 것보다는 자극이 심하지 않을 정도에서부터 피부에 바르는 레티놀 농도를 점차 높여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피부 자극을 피하려면 처음 사용할 때 며칠 간격을 두고 바른 뒤 점차 그 간격을 좁혀갈 것을 권장한다. 또 피부가 상대적으로 예민한 눈가와 입가는 피해서 바른다.
레티놀 화장품은 보관에도 유의해야 한다. 우선 제품 내부에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빛에 약하기 때문에 햇빛을 피해 보관해야 한다. 레티놀을 바를 때도 햇빛이 덜한 밤에 사용하고, 아침에는 잘 씻어내야 한다. 외출하기 전에는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함께 사용하는 게 좋다.
한편, 임산부는 레티놀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정진호 교수는 “먹는 레티놀은 기형을 일으킨다는 보고가 있다”며 “바르는 레티놀이 기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없지만 의사로서 굳이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