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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토'가 숙취해소법? 자주 하면 벌어지는 일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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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후 습관적인 구토는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술만 마시면 습관처럼 ‘구토’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토하고 잠자리에 들어야 다음날 속이 편하다고 이야기하는가 하면, 구토가 취기를 없애고 숙취를 해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음주 후 습관적인 구토는 오히려 식도에 손상을 주고 여러 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구토는 몸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체내로 들어온 독성 물질을 배출시키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술을 많이 마셨을 때 구토를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과음을 하면 혈중 알코올과 아세트알데히드(알코올 분해 과정에서 만들어진 독성 물질) 수치가 높아지는데, 이때 우리 몸이 독성 물질을 밖으로 배출하기 위해 뇌의 구토중추를 자극해 구역질을 유발한다. 또한 알코올 자체가 위(胃)를 자극해 구토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알코올로 인해 위와 십이지장 사이가 좁아지고 위 점막이 압박을 받으면, 음식물이 위를 빠져나가지 못한 채 압력에 의해 식도 쪽으로 역류한다.

구토를 할 때 식도를 타고 넘어오는 위산에는 소화효소가 섞여 있다. 소화효소는 강한 산성으로, 식도 점막을 자극할 수 있다. 과음과 구토를 반복하면 위산이 식도를 손상시키는 것을 물론, 위와 식도 사이 근육이 느슨해져 ‘역류성 식도염’으로 이어지거나 천공이 발생할 수 있다. 드물게 구토 중 식도로 넘어간 이물질이 기관지를 거쳐 폐로 들어가 염증을 유발하면서 ‘흡입성 폐렴’이 발생하기도 한다.
억지로 토하는 습관은 치아 건강에도 좋지 않다. 반복적으로 구토를 하면 위산이 치아 표면을 덮고 있는 에나멜질을 부식시킬 수 있다. 이외에도 구토로 인해 위가 비어있는 상태에서 계속 소화액이 분비되면 위염이나 위궤양이 생길 위험이 있다.
음주 후 구토를 하지 않으려면 술을 마시지 않거나 적게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의도치 않게 많이 마시게 된다면 중간 중간 물, 과일 등으로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 알코올을 희석시키도록 한다. 과식으로 인해 속이 안 좋은 경우에는 일부러 토하지 말고 보리차, 매실차 등을 마셔 속을 풀어주도록 한다. 특히 매실차는 위액 분비를 촉진시키고 소화 능력을 높여준다.
한편, 알코올성 간경변이 있을 경우 과음 후 구토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알코올성 간경변은 간조직에 염증이 생겨 간이 딱딱해진 상태로, 과음으로 간이 손상되면 알코올 해독 능력이 떨어져 알코올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독성 물질이 더 많이 생성된다. 알코올성 간경변 환자는 음주 후 구토 증상이 더 심하다. 습관적인 구토 증상과 함께, 손바닥이 붉거나 가슴에 거미줄 모양으로 혈관이 도드라져 보이는 경우 알코올성 간경변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