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화상 흉터 치료 '대전환'… 핀홀 레이저로 피부 조직 정상화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7/06 09:02
표피·진피에 미세 구멍 뚫는 '핀홀법' 뭉친 섬유조직 풀어 질감·탄력 회복 김영구 원장, 2005년 핀홀법 체계화 여드름·수술 흉터에도 적용 가능해
화상으로 흉터가 넓게 발생하면, 피부 재생이 안된다. 피부 재생을 담당하는 '피부 부속기(땀샘, 피지샘, 모낭 등)'가 손상되기 때문.엉덩이 등에서 피부를 떼다 붙이는 '피부 이식술'을 해왔는데, 피부 조직이 다르다보니 흉터가 도드라졌다. 엉덩이 등 피부 공여 부위에 또다른 흉터를 남기는 문제도 있었다. 피부 이식술의 이러한 한계를 극복한 화상 흉터 치료법이 2005년 등장했다. 바로 '핀홀법(pinhole method)'이다. '레이저'를 이용한 치료인데, 멀쩡한 피부를 뗄 필요가 없이 레이저로 화상 흉터 피부에 바늘 크기의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뚫어 흉터 아래 엉키고 뭉친 섬유조직을 끊어 부드럽게 풀고 재배열하여 재생을 유도, 정상적인 피부 조직이 되도록 한다〈하단 그래픽〉. 핀홀법은 연세스타피부과 강남점 김영구 대표원장 연구팀이 2005년 유럽피부과학회에 발표하면서 화상 흉터의 주요 치료법으로 자리매김했다. 난치성이었던 화상 흉터 치료에 '전환점'이 된 것이다.
화상 흉터 치료 목표는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튀어나온 피부를 평평하게 하는 것, 둘째, 흉터 부위에 침착된 색소 제거, 셋째, 흉터와 피부 경계선을 옅게 하는 것, 넷째, 오래된 흉터 조직을 새로운 조직으로 대체해 자기 피부와 비슷하게 하는 것이다.
김영구 대표원장은 "흉터가 원래 자기 피부와 최대한 비슷하게 되도록 해야 한다"며 "피부 이식술의 경우 넓은 화상 흉터에 적용할 수는 있지만, 다른 부위 피부를 떼어 이식하다보니 이질감이 있었고, 과거에 사용했던 레이저는 피부를 평평하게 깎을 뿐 넓고 깊고 두꺼운 화상 흉터에는 적용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핀홀법은 울트라펄스, 슈퍼펄스 등 미세 구멍을 뚫는 레이저로 피부 겉부터 진피 깊숙한 곳까지 침투, 콜라겐 조직을 촘촘히 끊어주면서 피부 재생 능력을 극대화 해 원래의 피부 상태로 복원을 도모한다. 김영구 대표원장은 "치료를 반복할수록 미세 구멍을 뚫었던 자리는 본래 피부와 유사한 질감과 탄력으로 회복된다"고 말했다.
◇핀홀법, 여드름·수술 흉터 등에도 적용
김영구 대표원장팀이 미국피부과학회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화상 흉터 환자 40명을 핀홀법으로 치료한 결과, 92.5%(37명)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개선됐다. 이 중 57.5%(23명)는 '50% 이상 흉터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대상자의 90%(36명)는 흉터 부분이 다른 정상 피부 조직과 비슷한 정도로 피부 두께가 얇아지는 효과를 보였다. 김영구 대표원장은 "화상 흉터의 특성상 피부 이식 등 다른 치료 방법들의 만족도가 10% 미만임을 감안하면 50% 이상의 흉터 개선은 고무적인 결과"라고 했다.
김영구 대표원장은 "핀홀법은 2005년 국제학회 발표 후 초기에는 주로 화상 흉터 치료에 적용했으나, 17년간 수만회 이상의 치료 경험이 쌓이고 최신 레이저 개발이 더해져 적용 범위가 넓어졌다"며 "화상 흉터뿐만 아니라 여드름 흉터, 수술 흉터, 켈로이드에도 핀홀법 원리를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구 대표원장은 레이저 치료에 있어 국내 최고 전문가다. 핀홀법의 경우 세계적인 학회에 잇따라 논문을 발표하고 치료법을 체계화한 후 현재는 많은 피부과에서 흉터 치료에 적용하고 있다. 대한의학레이저학회 이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