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만성질환자라도 남성 노인이 여성 노인보다 우울증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러 종류의 만성질환이 있는 남성 노인의 경우, 만성질환이 없는 노인보다 최대 2.6배 우울증 위험이 크다는 최신 연구결과가 나왔다.

을지대학교 의료경영학과 남진영 교수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복합 만성질환을 앓는 65세 이상 노인 3만138명을 대상으로 우울증 유병 위험을 분석한 결과, 남성 노인이 여성 노인보다 우울증을 앓을 위험이 1.2배 더 높았다고 밝혔다. 특히, 복합 만성질환을 앓는 경우, 복합 만성질환이 없는 노인보다 남성은 2.1배, 여성은 1.9배 우울증 위험이 컸다. 비슷한 상황이라도 여성 노인보다 남성 노인의 우울증 위험이 더 크게 나타난 것이다.

또한 복합 만성질환 개수가 많아질수록 여성 노인보다 남성 노인의 우울증 위험이 더 가파르게 상승했다. 연령대가 낮은 초기 노인(65~69세)일수록, 복합 만성질환을 앓는 노인들이 기준 집단보다 우울증을 앓을 위험이 남성은 2.6배, 여성은 2.3배 더 높았다. 한국 노인의 복합 만성질환과 우울증 상관관계에 성별 차이가 있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연구팀은 성별을 고려한 우울증 치료 방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진영 교수는 “고령화 사회에서 노인들의 수명 증가를 위해 성별 차이를 고려한 보건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앞으로 성별의 차이를 고려한 다양한 주제로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연구 논문은 SCI급 국제 저명 학술지인 ‘한국역학회지(Epidemiology and Health)’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