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미국 FDA 승인 7주 만에 따낸 한국 기업, 어디?

이지형 헬스조선 기자

‘3D ONS’ 조헌제 대표, 안면 분석‧수술 3D 소프트웨어 ‘ON3D’로 쾌거
FDA ‘초고속 승인’으로 美 법인 설립 박차… 기술‧투자 전문가들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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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헌제 3D ONS 대표는 “ON3D 소프트웨어가 ‘안면’을 넘어 전체 메디컬 차원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했다.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거대 제약‧헬스케어 기업들에게도 ‘FDA 승인’은 로망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는 순간 기업 위상이 달라지고,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사무실을 둔, 의료 소프트웨어 개발기업 ‘3D ONS(쓰리디오엔에스)’는 최근 그런 로망을 실현했다. 초봄, 자체 개발한 의료 소프트웨어 ‘ON3D(온쓰리디)’의 승인 신청서를 FDA에 냈고, 봄이 채 끝나기도 전 허가를 얻어냈다. ON3D는 3D 영상을 통해 안면골격을 정밀분석하고, 치아교정‧악안면수술‧임플란트의 시뮬레이션을 가능하게 해주는 소프트웨어다.

◇3D 수술 교정 분야의 세계적 권위
쓰리디오엔에스의 조헌제 대표는 미국에서 오랜 세월 교수로 지냈던 3D 수술 교정 분야의 세계적 권위다. 그러나 세계적인 권위자라고 FDA의 심사가 녹록할 리 없다. 당연한 얘기지만 FDA는 소프트웨어의 실체만을 들여다볼 뿐이다. 그런데 기이하게도 ON3D 소프트웨어의 FDA 승인은 전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스피디했다.

쓰리디오엔에스가 FDA에 신청서 파일을 송부한 게 지난 3월 31일이다. FDA는 4월 4일, 서류들을 ‘접수’했다. FDA 승인 절차를 중개하는 대행사들이 예상하는 평균 소요 기간은 6개월이다. 승인되든 반려되든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게 신청서를 넣고 6개월은 지나서란 얘기다. 그런데 신청 6주 만에 FDA로부터 전갈이 왔다. ‘승인’ 공지는 아니었다. 무관하게, 조 대표는 놀랐다.   

“봄에 신청했으니 가을에나 승인 여부를 알 수 있으리라 생각했죠. 소프트웨어에 대한 문의가 와도 그때쯤일 것으로 예상했구요. 그런데 5월 중순에 미국 식품의약국 담당자가 직접 ‘질의’를 해온 겁니다.”

하드 티슈(Hard Tissue)와 소프트 티슈(Soft Tissue)의 변화 비율을 물어왔다. 하드 티슈는 뼈, 치아와 같이 우리 얼굴의 딱딱한 조직, 소프트 티슈는 겉을 둘러싼 피부로 이해하면 된다. FDA의 질문은 그러니까, 얼굴 내부의 뼈 모양과 위치가 변할 때 그걸 감싼 피부가 얼마만큼 이동하고 변화할지 어떻게 계산해내느냔 것이다. 구체적 비율의 도출과 그 정합성은 쓰리디오엔에스와 FDA가 설명하고 검증할 일이니 넘어가기로 하고, 그런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 사정을 간략히 짚어보자.


FDA의 승인을 받은 ON3D 소프트웨어는 1) 2019년에 개발한 진단용 플랫폼 소프트웨어, 2) 2020년에 개발한 악안면수술용 소프트웨어, 3) 2021년에 개발한 얼굴변화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로 구성되어 있다. 1번 소프트웨어로 안면 골격을 분석하고, 2번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수술을 한다.

FDA의 질의는, 환자의 실물 사진을 활용해 수술 후의 얼굴을 시뮬레이션 해주는 3번 소프트웨어 관련이었다. 수술은 얼굴의 뼈와 치아를 대상으로 삼는데, 뼈와 치아의 위치와 모양이 변하면, 얼굴 즉 피부로 이루어진 윤곽도 바뀌게 된다. FDA는 ON3D 소프트웨어 안에서, 단단한 뼈의 움직임과 그에 따른 연조직인 피부의 움직임이 얼마나 현실적으로 연동되고 있는지 궁금했던 거다.

◇FDA의 ‘노코멘트’ 연락… 그리고 ‘승인’
쓰리디오엔에스의 조정래 부대표가 긴박하게 움직였다. FDA 담당자와 몇 차례 메일을 주고받으며 질의에 응답했고, 5월 23일 다시 연락을 받았다. “노코멘트.” ON3D 소포트웨어의 미국 FDA 기준 적합성과 관련해 추가 의문이 남지 않았단 의미였다. ON3D 소프트웨어에 대한 FDA의 리뷰가 끝난 것이다. 그리고 ‘클리어런스 레터(Clearance Letter)’의 도착…. FDA의 승인이 떨어졌다. 서류 접수 후 7주 만이었다. FDA 승인 대행업체도 놀랐다.

조헌제 대표는 요즘 흥분할 틈도 없다. 예상을 깬 FDA의 초고속 승인 때문이다. 조 대표는 “9월에나 승인이 떨어진다 생각하고 미국 법인 설립 일정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FDA의 파격으로 인해, 쓰리디온에스도 불가피하게 파격을 감행해야 했다. 최근, 20년 경력의 투자전문가 이명훈 CFO(최고재무책임자)와 경영전문가 황윤진 CBO(최고경영책임자)를 합류시켰다. 카이스트 박사 출신의 CTO(최고기술책임자)도 조만간 합류 예정이다. 미국 법인 설립을 늦출 이유가 없게 됐다.

1년 전 팬데믹의 와중, 조 대표를 만났다. 그 때 조 대표가 그랬다. 우리 의료체계가 CT(컴퓨터 단층촬영)에 묶여 있다고, 여전히 2D 플랫폼에 기반해 진단하고, 수술을 하고 있다고. 조 대표는 자신의 3D 소프트웨어가 ‘안면’을 넘어 전체 메디컬 차원으로 확장될 거라 굳게 믿었다. 1년 만에 그 꿈은 현실과의 거리를 급격하게 좁혔다. ON3D의 미국 시장 진출을 목전에 두고도 조 대표가 여전히 허기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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