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병원에 안 가는 사람이 많다. 이쯤이야 집에서 혼자 나을 수 있단 생각 탓이다. 최근 건강을 과신한 사람은 건강 상태를 객관적으로 인지하는 사람보다 병원에 덜 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자기도 모르는 새 병을 키우는 중일 수 있단 것이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국제 합동 연구진은 50세 이상 유럽인 8만 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자신감과 병원 방문 횟수 간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개인의 신체 및 건강상태 ▲사회경제적 배경 ▲의료시설 이용 양상 등 다양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수집한 ‘유럽 건강·노화·은퇴 조사(The Survey of Health, Aging and Retirement in Europe, SHARE)’가 분석에 활용됐다. ▲자신감 측정 결과 ▲연간 병원 방문 횟수 ▲본인의 건강을 인지하는 상태에 대한 정보도 포함돼 있었다.
연구 결과, 대부분 성인(79%)은 자기 건강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실제 건강 상태보다 더 튼튼하다고 착각하는 사람은 11%뿐이었으며, 나머지 10%는 자신이 보기보다 허약하다고 믿었다.
실제보다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병원에 방문하는 횟수가 적었다. 건강을 과신하는 사람은 몸 상태를 올바르게 인지하고 있는 사람보다 한 해에 의사를 1.8번 덜 만났다. 자신도 모르게 생긴 병을 제때 찾아낼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반대로 건강을 지나치게 염려하는 사람은 건강 상태를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사람보다 한 해에 의사를 1.2번 더 만났다.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될 일인데도, 과도한 염려 탓에 불필요하게 내원한 것이다.
자신감이 과도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선행 연구에 의하면 자신감이 넘치는 사람은 위험을 감수하려는 성향이 강해, 사고를 더 많이 당하는 경향이 있다. 본인의 건강을 지나치게 믿는 사람들이 코로나 19 유행 동안에 방역 수칙을 덜 지켰다는 연구도 있다.
이 연구는 이번 달 ‘노화 경제학 저널(The Journal of the Economics of Aging)’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