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
독성 단백질 배출하고 인지 개선… 치매 예방 열쇠, 'HDL' 주목하라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6/08 09:29
혈관 청소부 역할을 해 동맥경화증을 막는 'HDL콜레스테롤'은 흔히 좋은 콜레스테롤로 불린다. 혈관·혈액에만 좋은 줄 알았던 HDL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美 연구팀, HDL 높으면 뇌 독성 단백질 적어
미국 남캘리포니아대 의대 연구팀은 평균 77세의 건강한 노인 180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혈액과 뇌척수액에서 HDL 수치를 측정하고, 이들의 인지능력·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가능성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HDL이 치매 예방의 열쇠로 작용할 수 있다는 두 가지 지표를 발견했다. 첫 지표는 HDL이 높은 경우 알츠하이머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독성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의 순환 속도가 더 빠르다는 점이다.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은 원래 뇌에 존재하는 평범한 단백질인데, 나이가 들면서 단백질이 뭉쳐져 신경세포에 플라크를 형성하게 되면 신경세포를 파괴,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이 된다. 그런데, HDL이 높으면 뇌와 척수액 속 치매 유발 단백질들이 보다 빠르게 순환하면서 치매 위험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지표는 HDL이 높은 사람들의 인지능력이 더 좋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 연구를 통해 인지 장애가 시작되기 전 HDL이 뇌 시스템에 윤활유의 역할을 하며 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했다.
◇HDL, 베타 아밀로이드 생산 억제
HDL은 혈관 내막에 쌓이거나 사용하고 남는 콜레스테롤을 싣고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청소부'의 역할을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HDL은 뇌 속에서 치매의 원인이 되는 독성 단백질을 배출시킴으로써 뇌 손상이 오기 전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뿐만 아니라, HDL은 뉴런 세포막의 콜레스테롤 양을 감소시켜 아밀로이드의 생산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또한, HDL은 베타 아밀로이드와 직접 결합해서 아밀로이드 단백질들이 뇌에 쌓이지 않고, 플라크를 형성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DL 늘리는 방법은
HDL콜레스테롤은 최소 혈중 40㎎/㎗ 이상은 돼야 한다. HDL을 늘리는 약은 현재로선 없다. 전문가들이 HDL을 늘리는 방법으로 '유산소 운동'을 추천한다. 유산소 운동을 하면 HDL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크기가 커지고 기능이 좋아지는 등 질(質)도 좋아진다. 흡연은 HDL 수치를 낮추고 질을 떨어뜨리므로 금연이 필수적이다. 액상과당, 트랜스지방, 식물성 기름(오메가-6)이 과도하게 들어간 패스트푸드도 좋지 않다.
HDL 수치를 높이는 것으로 확인된 대표적인 건강기능식품 원료도 있다. 폴리코사놀-사탕수수왁스알코올이다. 쿠바산 폴리코사놀을 4주간 하루 20㎎씩 섭취한 결과 HDL농도가 29.9% 높아졌다는 쿠바 국립과학연구소 연구 결과가 있다. 최근에는 폴리코사놀이 치매 예방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동물실험을 통해 확인됐다. 가천대 뇌과학연구원 장근아 교수팀은 치매를 유발시킨 쥐들에게 4개월 동안 1주일에 5회 5㎎/1㎏씩 폴리코사놀을 섭취시킨 결과, 섭취 그룹만 치매 유발 독성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