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일반
[아미랑] 가발도 머리카락인데… 얼마 만에 한 번씩 감아야 할까?
기고자=전연홍 박사
입력 2022/06/08 09:45
<전연홍의 아름다운 삶>
항암치료 중 탈모를 경험하고 있는 여성 암환자들뿐 아니라, 머리에 화상을 입었거나 뇌수술을 받고 흔적이 남은 분들도 신체적 결함을 감추기 위해 가발을 선택하곤 합니다. 가발은 오랫동안 착용해야 하기 때문에 관리를 잘 해야 합니다. 첫 칼럼에서 가발을 잘 선택하는 법을 알려드렸는데요. 오늘은 가발을 잘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가발을 안 쓸 때 보관하는 방법입니다. 가발을 벗은 후에는 꼭 빗질해서 잘 정리해 주세요. 모발이 엉킨 채로 두면 가발의 수명이 단축됩니다. 가발을 걸어두는 곳에 걸어, 직사광선이 안 드는 곳에 통풍이 잘 되도록 보관하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만약 위그걸이가 없다면 신문지를 동그랗게 말아 위그 안쪽에 넣어 형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면 됩니다. 가발 위에는 물건을 올려놓지 마시고, 1주일에 한 번씩은 가발 안쪽에 알코올(소독) 스프레이를 뿌려주면 좋습니다.
머리를 감듯 가발도 깨끗하게 씻어야겠죠. 세척 전에는 먼저 빗으로 모발을 빗어줍니다. 바가지 등에 미지근한 물을 받아 약산성 샴푸를 풀어 거품을 내주세요. 가발을 담가 5분 정도 살살 흔들어 세척하고, 샴푸 물을 버린 뒤 다시 깨끗한 미지근한 물을 받아줍니다. 그런 다음 가발을 담가 흔들며 헹구면 됩니다. 타올로 가볍게 두드려 물기를 제거한 가발에, 가발 전용 에센스를 뿌리면 좋습니다. 유수분이 공급돼 푸석거리거나 정전기가 발생하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
가발을 말리는 방법도 중요합니다. 웨이브 진 가발이라면 손으로 돌돌 말아 컬을 살려 정돈해줍니다. 웨이브가 없는 가발은 빗으로 정돈한 후 가발 걸이에 걸어 통풍이 잘되는 그늘진 곳에서 자연건조 시키면 됩니다.
가발을 얼마 만에 한 번씩 세척해야 할까요? 1주일에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 너무 자주 씻으면 가발 원사의 수명이 단축되기 때문입니다. 인모로 된 가발은 세척 후 약간 푸석거리거나 구불거릴 수 있는데요. 이때는 실제 머리카락을 다루듯 아이론이나 드라이기 등의 열기구로 정리하면 훨씬 단정해집니다.
항암 치료 중 탈모를 경험하는 여성 암환자라면, 특히 가발을 깨끗이 관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면역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가발에 서식하는 곰팡이균으로 인해 습진, 가려움, 피부염이 쉽게 유발되기 때문입니다. 곰팡이균으로 인한 피부 질환은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미용적인 목적 외에도 두피를 자외선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중요한 수단인 가발! 한 번 맞춘 가발은 생각보다 오래 착용하게 됩니다. 더러워지지 않게, 형태가 망가지지 않게 잘 관리하시길 바랍니다. 안 그래도 신경 써야 할 게 많은 암환자 분들이 제 글을 읽고, 가발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