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아직 애기인데 '여드름'… 약도 못쓰고 어쩌지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6/06 23:00
과거에 비해 성장이 빨라지면서 어린 나이에도 얼굴에 울긋불긋 여드름이 난 아이들이 많다. 부모들은 여드름을 그냥 둬야 하는지,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게 해줘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
◇여드름 왜 날까
사춘기에 나는 여드름은 안드로겐 호르몬과 관련이 있다. 사춘기가 되면 안드로겐 호르몬이 증가하게 되고, 이 호르몬은 모낭의 피지선을 키워 피지 분비가 많아지게 한다. 그러나 여드름균과 각질 등에 의해 피지가 계속 쌓여 배출이 안 되면 염증 세포와 만나 여드름이 생긴다. 사춘기에 난 여드름은 시간이 지나면 점점 좋아지지만, 무리하게 여드름을 짜면 세균감염을 일으켜 증상이 악화되고, 나중에 흉터가 생길 위험이 크므로 적절한 여드름 피부 관리가 필요하다.
◇약 복용 어려워 연고써야
여드름에 가장 효과적인 치료는 약을 복용하는 것이다. 먹는 약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하나는 항생제, 다른 하나는 피지분비 억제제이다. 그러나 이 두 약 모두 12살 미만의 어린이에게는 부작용 위험이 있어 처방을 제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테트라사이클린 계열 항생제는 치아착색, 치아 법랑질 형성부전 등과 같은 부작용이 있다. ‘로아큐테인’과 같은 피지분비 억제 약은 성장부전, 가임기 여성의 경우 기형아 출생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12살 이전의 어린이의 경우 피부과에 가면 먹는 약 처방은 잘 안 하고 바르는 연고를 처방을 한다. 연고 또한 피지분비를 억제하는 레티노이드 성분의 연고와 여드름균을 죽이는 항생제 계열의 연고가 있는데, 모두 6~8주 정도 발라야 효과가 있다. 그러나 임의로 연고를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모공을 넓히고, 피부 자극이 있을 수 있으므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 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먹는 약이나 바르는 연고가 꺼려진다면 레이저나 광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이들 치료로는 여드름의 3대 주요 원인인 여드름균, 피지, 염증을 제거한다.
◇여드름 화장품 사용 고려
피부과 진료가 꺼려진다면 여드름 화장품을 사용해보자. 일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화장품은 각질 제거, 피지 조절, 항균·항염 성분이 포함되면서 알코올 성분은 빠진 화장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기름성분이 적은 화장품을 사용해야 한다. 크림, 로션, 에센스 종류를 사용할 때 ‘오일프리(oil free)’, ‘Non-comedogenic(면포(피지)를 생성시키지 않는)’이라고 적힌 화장품을 선택하도록 한다. 여드름 완화에 좋은 성분이 들어있는 화장품을 확인해 보고 고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화장품 용기 등에 성분명이 표시돼 있다. 여드름 완화에 효과적인 대표적인 성분이 살리실릭산(BHA)이다. 이 성분은 염증을 가라앉히고 각질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그밖에 트리클로산과 티트리오일, 글리시리직산(Glycyrrhizic acid), 녹차 추출물, 위치하젤(Witch Hazel), 카모마일 추출물 등과 같은 성분은 항균·항염 작용을 하므로 참고한다.
◇집에서 여드름 관리하는 법
예방을 위해서라도 청결이 매우 중요하다. 아침 저녁으로 꼼꼼히 세안한다. 다만 비누는 지성용 비누나 자극이 적은 약산성 비누를 쓰는 게 바람직하다. 세안을 너무 자주 하는 것은 도움이 안된다. 부모들이 아이가 여드름이 나면 세수를 자주 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자극이 되고 각질이 많이 생겨 모공을 막아 여드름이 악화된다. 아이들 여드름은 안 씻어서 나는 것이 아니라 호르몬 변화 때문이다.
어린이들의 여드름 예방과 발생 시기를 늦추기 위해서는 평소 식생활도 중요하다. 빠른 성장과 함께 비만이 여드름 시기를 앞당기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패스트푸드나 지나치게 기름진 음식, 라면 등 살이 찌기 쉬운 음식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스턴트음식이나 기름기 많은 음식 자체가 여드름을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만을 유발하고, 피지분비를 늘려 여드름의 간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평소 배추, 양배추, 오이, 당근, 사과, 고구마 등 비타민이 충분한 야채류를 섭취하는 것이 여드름의 예방이나 악화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요즘처럼 외부 활동이 늘어난 시기에는 자외선차단제를 잘 바르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