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자주 싸우는 부모, 자녀에게 ‘이런 영향’ 미쳐
이해림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6/05 08:00
부모는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보는 ‘연인’이다. 부모가 싸우는 모습을 보며 큰 아이는 사랑을 믿지 못한다. 최신 연구에 의하면, 부모 간 갈등을 자주 지켜본 아이는 자라서 건강한 연애를 하기도 어렵다.
이스라엘 연구진은 부모의 갈등이 자녀의 애착 유형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19~32세 성인 28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했다. 참가자들은 ▲인구통계학적 정보 ▲부모의 갈등 여부 ▲애착 유형 ▲연인에 대한 기대치 ▲연인에 대한 진실성 등을 묻는 말에 응답했다. 참가자들이 연인과 가장 오래 교제한 기간은 평균 2.76년이었다.
연구 결과, 양육자 간 사이가 나빴던 참가자는 타인과의 애착 관계가 불안정한 경우가 많았다. 연인에 대한 기대치가 지나치게 높거나 관계를 병적으로 걱정하는 식이었다. 연인을 진심으로 대하지 않는 때도 있었다.
불안정한 애착 유형은 다양한 측면에서 연인 간 소통에 걸림돌이 된다. 타인과 신뢰를 잘 쌓지 못하고, 연인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인정받으려고 애쓰기 쉽기 때문이다. 관계에 뿌리 깊은 불안감을 느껴, 문제가 생겨도 해결하기는커녕 그 상황을 회피하기도 한다.
부모의 갈등에 계속 노출된 아이들은 자기 자신을 보전하는 데 집중한다. 이들은 타인에게 마음을 열면 상처에도 취약해질 거라 걱정한다. 자신은 챙기면서 타인에게 관심을 쏟진 못하니 어른이 돼서도 타인과 정서적 관계를 맺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자신 역시 연인에게 사랑받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잘 알아차리지도 못한다.
연구진은 이들이 타인과 원활하게 소통하려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심리적으로 가까운 연인의 도움이 효과적이다.
이 연구는 최근 ‘사회와 개인 관계 저널(Journal of Social and Personal Relationship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