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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까치가 길가던 시민 공격… 왜?
강수연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6/02 22:00
요즘 자주 보이는 까마귀와 까치, “길 가다 공격 받을까 봐 무서워요”
최근 까치와 까마귀에게 공격당했다는 시민이 늘고 있다. 올해 부산에서만 약 100건에 달하는 관련 신고가 접수됐으며, 서울의 한 도심에선 까마귀가 아파트 근처를 지나다니는 주민의 머리를 쪼아대는 일도 발생했다. 국내에서만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건 아니다. 호주에서는 매년 2천 건 넘게 까치 공격으로 인한 사고가 일어나고 심지어 실명 피해 사례까지 존재한다. 국내에선 작년까지 새들에게 피해를 입었다는 사고가 흔치 않았다. 올해 유독 관련 사고가 잦아진 이유와 관련 사고 대처법 및 예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5월부터 6월까지는 까치의 이소 기간이다. 이소 기간은 새끼들이 나와서 자신의 힘으로 이동해 둥지를 벗어나는 기간을 말한다. 길가에 둥지를 트는 까치들도 많은데, 이때 까치들은 사람이 지나다니는 모습이 새끼를 해치려는 모습이라고 오해해 되레 사람을 해친다. 조류연구센터 이승희 연구원은 “어미는 잘날지 못하는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사람들이 새끼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 생각하고 공격을 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6월은 까마귀의 번식기기도 하다. 따라서 까마귀 또한 까치와 같은 이유로 사람들이 새끼들한테 피해를 줄까 봐 두려워 사람들을 공격하기 때문에 관련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올해 까치·까마귀 공격 사고가 급증한 이유는 까치와 까마귀 수가 작년보다 늘어난 데에 있다. 권혁두 조류보호협회 사무총장은 “새들이 많아져 까치와 까마귀가 둥지를 틀 마땅한 곳이 없어졌다”며 “이에 사람들이 사는 지역으로 많이 들어와 둥지를 짓다 보니 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까치와 까마귀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으로 어미가 새끼를 키우는 2주 동안 최대한 둥지가 있는 곳을 피해 다니는 방법이 있다. 권혁두 사무총장은 “둥지를 치우는 방법도 있지만 둥지를 치우게 되면 새끼가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며 “그 장소를 어쩔 수 없이 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고개를 숙이고 걸어가는 것이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까치와 까마귀의 서식지를 지나가야 할 경우 모자나 안경을 착용하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