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가 뜬다]② 근력 강화 병행 땐 가능할 수도… 빠른 부상 대처 필수

배드민턴, 농구 등 익숙한 스포츠를 비집고, ‘발레’가 새로운 취미 겸 운동으로 떠올랐다. 교습 환경이 잘 갖춰져 유연하지 않아도, 날씬하지 않아도 즐겁게 배울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운동엔 부상 가능성이 따르는 법. 발레를 배우다 다쳤다면,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
◇발레할 때마다 통증 심해지면… 연습보다 치료가 우선
현대인은 신체 여러 부위에 크고 작은 통증을 달고 산다. 일상생활을 할 때 미약한 통증이 느껴지긴 하나 움직이는 데 지장이 없다면, 발레 수업을 들어도 괜찮을까?
발레 스튜디오 릴드당스(lilededanse, 프랑스어로 ‘춤의 섬’) 김유경 원장에 따르면, 발레를 했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지 확인하는 게 관건이다. 발레를 했을 때도 통증이 평상시와 비슷하다면 수업을 들어도 된다. 아주대병원 정형외과 박영욱 교수 역시 “특별한 원인 없이 근력이 약해서 발목이나 무릎이 시큰거릴 수도 있다”며 “이럴 땐 훈련을 통해 근력 강화운동을 병행하면서 발레를 배우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발레를 할 때마다 통증이 심해진다면 우선 교습을 중단해야 한다. 발레가 몸 상태를 악화시킨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김유경 원장은 “발레를 배우며 없던 통증이 새로 생기기도 한다”며 “이럴 땐 자세가 잘못되진 않았는지, 근력이 부족한 건 아닌지, 발레를 하는 과정 전체를 다시 점검해보라”고 조언했다.
병원에 가야 하는 부상인지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면, 발레 전문가나 의사와 상담해 수업을 계속 들을지 결정하는 게 좋다. 개인 지도를 신청해 통증 부위를 피해 운동하는 쪽으로 커리큘럼을 바꾸거나, 통증 부위에 힘이 덜 실리도록 다른 부위의 근력을 기르는 방법도 있다. 간단한 부상이더라도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만성화된다. 일상에 지장이 생기는 건 물론이고 발레를 그만둬야 할 수도 있으니, 부상을 빨리 알아차리고 대처해야 한다.
◇단순 골절 1~2개월, 피로 골절 3개월 이상 발레 쉬어야
실력이 빨리 늘었으면 하는 마음에 부상이 다 낫기 전에 발레를 다시 시작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부상이라면 몸이 충분히 회복되길 기다려야 한다. 박영욱 교수는 “모든 부상은 회복되기까지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니 그만큼은 꼭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히 발레를 다시 시작했다간 같은 부위를 계속 다칠 수 있다.
회복에 필요한 시간과 치료법은 부상에 따라 다양하다. 박영욱 교수에 따르면 급성으로 생긴 발가락 골절은 1~2개월 치료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고 2~3개월이 지나면 다시 발레를 할 수 있다. 반면, 과도한 운동으로 뼈에 실금이 간 ‘피로 골절’은 낫는데 최소 3개월이 걸린다. 발은 특히 부상당하기 쉬운 부위라, 골절 외에도 아킬레스건과 엄지발가락을 구부리는 힘줄에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병원을 일찍 방문해 ▲물리치료 ▲약물치료 ▲운동치료 등을 받으면 잘 낫지만, 방치하면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상태가 나빠진다.
발목 염좌 역시 다친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박영욱 교수는 “발레를 하다 인대가 파열됐다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찢어진 인대가 붙을 위치를 고정해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인대가 늘어난 채 붙어서 부상이 만성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벼운 인대 손상은 탄력붕대를 감아 치료한다. 그러나 손상이 심해 인대가 완전히 파열된 경우엔 일정 기간 깁스로 고정한 뒤, 발레를 다시 시작하기 전에 재활 운동을 거쳐야 한다. 인대가 손상되며 뼈와 뼈 사이 관절을 구성하는 연골이 함께 다치기도 한다. 연골 손상이 심하지 않다면 약물치료나 고정치료를 통해 나을 수 있지만, 심한 경우 수술로 연골을 복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