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 들면 음식을 제대로 씹기 어려운 '저작(咀嚼) 불편'이 생긴다. 65세 이상 노인 약 50%가 저작 불편을 호소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그런데 저작 불편이 지속되면 삶의 질이 떨어지고 영양 불량 위험이 커져 위험하다.
저작 불편이 생기는 이유는 ▲구강 근육이나 신경 약화 ▲치아 손실 ▲치매·파킨슨병 등 뇌질환 등이 있다. 나이가 들면 노화로 온 몸의 근육이 조금씩 빠지고 신경도 약해지는데, 이때 저작과 관련된 구강 근육·신경도 약해진다. 또한 건강한 성인의 치아 개수는 28~32개다. 그러나 국내 노인의 평균 치아 개수는 16.29개에 불과하다(질병관리본부 자료). 치매·파킨슨병·뇌졸중 등 뇌 질환이 있어도 저작 불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저작 담당 근육·신경이 있는 뇌 부분이 손상되면 해당 부위가 잘 움직이지 않아서다. 저작 불편 증상이 있으면 특정 질환을 의심하고 곧바로 병원을 찾아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저작이 잘 안 되면 침에 의한 소화 과정이 일부 생략돼 음식물이 상대적으로 소화되기 어렵고, 채소·고기 등 영양 밀도가 높은 음식은 상대적으로 씹기 힘들어 영양 불량·수분 부족 상태에 빠지기 쉽다. 노인의 영양 불량은 근감소증, 면역기능 저하, 상처 회복 지연 등을 유발해 사망률을 증가시킨다.

단순 노화로 생긴 저작 불편 증상은 집에서 식생활 습관만 조절해도 좋아진다. 식사는 '적은 양을 천천히 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젓가락보다는 숟가락·포크가 좋다. 구강 근육이 약해진 상태에서 한 번에 많이 먹거나 젓가락을 이용하면 식사가 더 불편해지기 쉽다. 물을 마실 때는 찬물보다 미지근하거나, 따뜻한 온도의 물을 선택한다. 찬물은 구강 근육을 긴장시키고, 식도 운동성을 저하시킨다. 식사를 할 때는 앉아서 머리를 약간 숙인 자세로 먹는 게 유리하다. 음식물이 인두 벽에 닿지 않게 해, 쉽게 씹고 삼킬 수 있다. 식후 30분은 눕지 말고 앉거나 서 있는다. 시간이 날 때마다 집에서 숟가락 등을 이용한 저작 재활운동·발음 연습을 해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