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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태아의 고환은 임신 약 8개월을 전후해 음낭으로 내려온다. 그러나 호르몬 불균형 등으로 인해 제대로 내려오지 못하면 고환이 뱃속에 머물게 된다. 이 같은 상태를 ‘잠복고환’이라고 한다.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호르몬 불균형과 함께 고환길잡이(고환도대) 이상, 정관·정계혈관·음낭 문제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잠복고환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이 된 후 불임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고환은 체온이 34~35도 정도인 음낭에 있을 때 가장 활발하게 정자를 만든다. 그러나 뱃속은 음낭보다 체온이 2~3도 정도 높아, 열로 인해 조직이 손상되고 생식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는 불임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이밖에도 잠복고환은 고환이 꼬이는 ‘고환염전’이나, 탈장, 고환암 등의 원인으로 지목되곤 한다. 실제 소아기 잠복고환 병력이 있는 사람은 고환암 고위험군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문제는 출생 당시 특별한 증상이 없다보니, 모르고 지나가거나 치료를 급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잠복고환을 방치하면 위와 같은 질환들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아기가 태어난 뒤 음낭이 달라붙어 있거나 고환이 만져지지 않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만져지지 않는 경우 검사를 통해 고환의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생후 6개월까지는 고환이 저절로 음낭으로 이동할 수 있지만, 이후에도 음낭으로 내려오지 않으면 고환을 음낭으로 내려주는 수술이 필요하다. 생후 6개월~1년 사이에 수술하는 것이 좋고, 늦어도 생후 2년 내에는 수술해야 한다. 수술 시기가 늦어질수록 고환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한편, 퇴축고환은 고환이 평소에는 음낭 내부에 존재하지만, 외부 자극을 받거나 온도 변화가 생기면 사타구니 부위로 이동하는 것을 뜻한다. 특히 기저귀를 갈거나 음낭 신체검사를 할 때 자극에 의해 고환이 상부로 올라갈 수 있다. 잠복고환과 달리 대부분 문제가 되지 않지만, 드물게 잠복고환으로 발전하거나 고환 성장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잠복고환과 퇴축고환을 정확히 구분하려면 비뇨의학과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