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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회복 후 숨차다면… 폐 기능 저하 의심해야 하는 까닭
오상훈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4/20 19:00
코로나 회복 이후 후유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전과 달리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거나 호흡곤란을 겪은 적이 있다면 폐기능이 저하됐을 수 있다. 폐를 채우고 있는 3억 개의 얇은 공기주머니인 폐포는 산소를 모으는 역할을 맡는다. 이러한 폐포를 다 합친 표면적은 피부 표면의 40배에 이르는데 덕분에 산소를 최대한 많이 흡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질환,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폐포가 일정 수준 이상의 손상을 입게 되면 회복이 불가능한 만성호흡부전 상태가 될 수 있다.
◇코로나 회복 후 폐기능 50%까지 떨어져 호흡곤란 겪기도…
최근 국립보건연구원의 코로나 후유증 조사결과를 보면 20~79%의 환자가 피로감, 호흡곤란, 건망증, 수면장애, 기분장애 등의 후유증을 호소했다. 또 지난 1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는 19.1%가 후유증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완치 후 후유증은 다양하다. 일부 완치자는 심각한 후유증을 호소하기도 하는데 이 중 하나가 호흡곤란이다. 코로나19를 심하게 앓은 환자 중에는 동일 연령대와 비교해 폐기능이 50% 수준으로 떨어진 사례도 있었다.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폐기능 저하는 공기를 내쉬는 데 어려움을 겪는 폐쇄성 폐질환과 공기를 들이마시는 데 어려움을 겪는 제한성 폐질환으로 나뉜다.
폐쇄성 폐질환은 기관지 등 폐조직에 생긴 문제로 숨을 내뱉을 때 발생하는 호흡곤란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천식, 만성폐쇄성 폐질환, 기관지 확장증, 폐수술 후 후유증 등이 있다. 흡연 및 유해물질 노출 외에도 유전적 원인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
제한성 폐질환은 가습기 살균제와 같은 외부 물질에 의해 유발된다. 감염에 의한 폐렴, 결핵, 선천적으로 근육이 정상 작동하지 못하는 신경계 질환도 원인으로 꼽힌다. 희귀병인 ▲루게릭병 ▲중증 근무력증 ▲척수성 근위축증도 드물게 제한성 폐질환을 유발한다. 근육이 계속해서 굳어지며 호흡이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에 반드시 치료가 요구된다.
코로나 후유증으로 인한 호흡곤란은 주로 제한성 폐질환 패턴을 보이지만, 폐쇄성 폐질환 및 확산능장애 같이 다양한 형태의 호흡 기능 저하에 의해 발생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폐포 및 기관지 등 폐조직이 손상되거나 호흡기 치료를 받으며 장기간 입원했던 게 원인으로 꼽힌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재활의학과(호흡재활) 박지현 교수는 “코로나 완치 후 전과 비교해 운동 시 호흡에 어려움이 있거나 지구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지속된다면 후유증으로 인한 폐기능 저하를 의심해야 한다”며 “폐조직이 심각하게 손상된 경우 재활치료를 통해 더 악화되지 않도록 유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만성호흡부전 치료, 질환․증상에 따른 호흡법 교육이 중요
만성호흡부전은 자발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호흡부전 상태를 의미한다. 기계 환기 등 호흡보조가 요구된다. 정상적인 호흡이 어려워 이산화탄소가 누적되고 산소포화도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또 자극성 외부물질을 강제로 배출시키는 기침도 어려워 가래가 쌓이게 된다. 중증환자의 경우 10m도 걷지 못할 수 있다.
치료 방법은 폐쇄성 폐질환과 제한성 폐질환에 따라 차이가 있다. 폐기능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폐질환의 형태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요구된다.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에게는 유산소, 근력운동과 같은 운동 재활치료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강도를 키워가는 걸 목표로 한다. 호흡곤란 증상이 심하고 빈도가 높은 환자에게는 호흡재활 프로그램을 함께 적용한다. 제한성 폐질환 환자는 가정용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질환 및 증상에 따라 앰부백을 이용한 폐 팽창훈련, 기침유발기를 이용한 보조기침훈련, 호기성양압운동기구를 이용한 가래 배출 훈련 등을 해야 한다.
두 형태의 질환 모두 증상에 맞는 효율적인 호흡법 교육이 중요하다. 그러나 초기에는 환자들이 쉽게 따라하지 못하고 밤에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 의료진의 모니터링 아래 조기에 훈련받고 위급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 후유증으로 인한 호흡곤란 환자는 폐조직 손상과 오랜 기간 격리 및 중환자실 치료로 근력저하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신 근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운동 재활치료와 호흡 재활치료를 병행해야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박지현 교수는 “사람은 가만히 있거나 가볍게 활동할 때 1분에 12회에서 20회 정도 숨을 쉬는데 1년으로 계산하면 850만번 정도”라며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산소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호흡에 문제가 생기면 신체가 병들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으므로 간과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단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