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코로나19 호흡 측정기 첫 승인
정확도 90% 이상… PCR 검사 추가 확인 필요
쉽고 빠른 검사지만 정확도 검증 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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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pectIR 코로나19 호흡측정기에 3초 정도 바람을 불면 10분 만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사진=InspectIR 홈페이지 캡처

음주측정기처럼 입으로 바람을 불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검사 장비가 나왔다. 장비와 연결된 빨대에 바람을 불어 넣으면 3분 만에 음성·양성 판별이 가능하며, 민감도·특이도 또한 90% 이상이다. 상용화될 경우 곳곳에서 활용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 받는다. 다만 일각에서는 활용 전 정확도나 안전성에 대한 추가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FDA, 코로나19 호흡 측정기 첫 승인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4일 ‘InspectIR 코로나19 호흡측정기’를 긴급사용 승인했다. 미국 InspectIR이 개발한 이 검사 장비는 ‘가스 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판별한다. 가스 크로마토그래피-질량분석 기술은 날숨 속 화학 혼합물들을 분리해 각 성분을 측정·분석하는 기술로, 입 냄새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InspectIR 코로나19 호흡측정기 또한 빨대를 통해 10초 정도 숨을 불어넣으면 코로나19와 관련된 5가지 휘발성 유기 화합물을 분리·식별한다. 다만 5가지 화합물의 종류는 공개되지 않았다. 검사 결과는 약 3분 후 확인할 수 있으며, 모든 호흡 샘플을 가열·이온화하기 때문에 검사 후 감염성·유해 폐기물이 남지 않는다.

무증상자 240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민감도와 특이도가 각각 91%·99%에 달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양성으로 판별된 비율과 감염되지 않은 사람이 음성으로 판별된 비율이 모두 90% 이상이었다는 의미다. 다만 FDA는 “(호흡측정 검사)장비의 양성 결과는 여전히 ‘추정’으로 간주되고 PCR검사로 추가 확인돼야 한다”며 호흡측정기를 사용하더라도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개발사는 매주 약 100개씩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 측은 “요양원, 교도소나 학교, 여행업계 등 대규모 검사가 필요한 기업·산업 내에서 장비에 대한 수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쉽고 빠르게 검사, 감염병 관리 수월해질 것”
코로나19 호흡측정기 개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영국, 네덜란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여러 회사가 제품 개발에 뛰어들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실제 승인 후 제품이 출시·사용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제품이 실제로 높은 정확도를 보일 경우 검사 현장에서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존 PCR검사는 물론 신속항원검사나 자가검사보다도 검사 시간이 짧고, 코를 찌르는 과정 역시 불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과 같이 코로나19가 풍토병화 되어가는 시점에서 날숨만으로 확진자를 가려낼 수 있다면, 감염병 대응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이혁민 교수는 “공항, 공연장과 같이 사람들이 대규모로 들어오고 나가는 현장에서 쉽고 빠르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감염병 관리가 훨씬 수월해질 것”이라며 “병원에서 증상 여부를 빨리 확인하게 되면서, 환자들의 병원 방문이나 진료가 원활해지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정확도 떨어질 가능성… 안전성·생산 우려도
다만 호흡을 이용한 검사 장비가 실제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았다. 우선 실험실이 아닌 현장에서 민감도와 특이도를 입증해야 한다. 실제 네덜란드의 경우 ‘스피로노즈(SpiroNose)’라는 이름의 호흡측정기를 전국 각지에 도입했으나, 일부 환자들의 위음성 사례가 이어지면서 사용을 중단하기도 했다. 해외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피검사자들이 호흡 검사 전 섭취한 음식물로 인해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InspectIR 역시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검사 전 15분 동안 음식물을 먹거나 흡연을 해선 안 된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이혁민 교수는 “대부분 호흡측정기는 감염자가 호흡을 통해 내뿜는 바이러스가 아닌, 감염으로 인해 바뀐 인체 대사를 분석해 감염 여부를 판별한다”며 “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 있거나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호흡기 감염 질환이 있어도 양성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이 흘러 호흡기 감염 질환 내에서 코로나19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다른 질환이 늘어난다면 판별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규모 공급을 위한 생산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FDA 승인을 받은 InspectIR 호흡측정기의 경우 각 기계가 시간 당 약 20개 샘플을 처리할 수 있다. 나라 별로 매일 수천, 수만 건 이상 검사가 이뤄지는 점을 고려한다면 대규모 생산·공급이 이뤄져야 하지만, 개발사는 아직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정도의 인프라를 갖추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이밖에 안전한 제품 사용을 위해 위생·감염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 교수는 “검사를 위해 내뱉는 숨에 바이러스가 포함될 수 있으므로, 숨이 외부로 흩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성능에 대한 정확한 검증이 이뤄진 후에는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 표준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