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월경 후~배란 전이 '다이어트 황금기'? 진실은…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3/31 07:00
30대 여성 A씨는 월경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SNS에서 월경이 끝난 후부터 배란 전까지의 기간이 '다이어트 황금기'라는 말을 봤기 때문이다. 월경 후부터 배란 전까지 기간은 에스트로겐 등의 호르몬이 분비돼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지구력과 근력이 강화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이 기간이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것일까?
전문가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고대구로병원 산부인과 김용진 교수는 "월경주기에 따라 다이어트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이 변화할 수는 있으나, 그 변화가 너무 적고, 그 기간이 짧아 이것이 체중감량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월경 전에는 몸이 수분을 잡아둬 체중이 1kg 내외로 증가했다가, 월경 후 다시 줄어들 수 있다"며 "이러한 체중 변화 때문에 월경 후 일주일을 다이어트의 황금기로 생각할 수 있지만, 월경은 하나의 사이클이기 때문에 이때 변화한 체중이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일산병원 산부인과 정재은 교수는 "이론적으로는 월경주기에 따라 신진대사량이나 수분의 양 등이 변화할 수 있으나, 이러한 변화를 다이어트 방법에 적용하여 실질적인 체중 변화 및 유지에 성공한 결과는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따라서 월경주기에 따라 변화하는 호르몬을 정확히 알고, 이를 고려해 다이어트를 계속 지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재은 교수는 "월경 전에는 호르몬이 변화해 단 음식이 당기고, 몸이 붓는 느낌이 들 수 있다"며 "이를 본인의 의지가 약해졌다고 자책하지 말고, 내 몸의 호르몬 변화를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월경 전에 몸이 붓는 것 같아 지방 섭취를 극단적으로 줄이거나, 무리하게 식단을 조절하는 경우 오히려 생리불순이나 무월경이 발생할 수 있다. 에스트로겐 및 프로게스테론 등의 여성 호르몬은 지방 섭취를 지나치게 줄이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드물지만 조기 난소 부전으로 이어져 향후 임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용진 교수는 "월경주기에 맞춰서 다이어트를 하기보다는, 꾸준한 운동과 건강한 생활방식을 유지해 체내 환경을 일정하게 하는 것이 다이어트에 더 도움이 된다"며 "월경통이 심하지 않다면, 월경 중에도 가벼운 스트레칭을 통해 운동을 지속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