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설마 나도?'조루증 의심 증상, 시간 말고…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3/24 16:22
많은 남성들이 ‘조루증’이 의심될 때 ‘사정 시간’을 가장 먼저 확인한다. 자신의 사정 시간을 확인한 뒤, 비슷한 또래의 사정 시간과 비교해보는 식이다. 실제 사정 시간은 조루증을 판단하는 기준(보통 2분 이내) 중 하나다. 그러나 사정 시간만으로 조루증을 진단할 수는 없다. 사람마다 성행위 시간이 다르고 일정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사정 시간과 함께 ▲사정 조절 능력 ▲본인·상대방 만족도 ▲짧은 사정 시간으로 인한 스트레스 정도 등을 함께 따져봐야 한다. 실제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조루증을 ‘남성이 수의적 사정조절능력이 부족해 스스로 원하기 전 클라이막스에 도달해버리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국내 남성 약 20~30%는 조루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대한남성과학회). 질환 특성상 대부분 환자가 증상을 숨기려 하고 질환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한 만큼, 실제로는 환자 수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나치게 예민한 귀두 감각과 같은 신체적 원인도 있지만, 성행위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사람 역시 정신적인 문제로 조루증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젊은 남성의 경우 심리적인 문제 때문에 조루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 음경·요도·전립선·정낭·요도괄약근·방광·방광삼각부에 문제가 있거나, 내분비장애로 생식선 기능항진이 있는 경우에도 지각신경 과민에 의해 조루증이 발생한다.
비뇨생식기계 질환이 문제일 경우 질환을 먼저 치료해야 하며, 상대방 협조 하에 사정감각 조절과 같은 행동요법도 시도해볼 수 있다. 병원에서는 항우울제 등 고위사정중추에 작용해 사정반사를 지연시키는 약물을 사용하거나, 음경 지각과민을 완화하는 크림·스프레이 형태 국소마취제를 쓰기도 한다. 환자에 따라서는 바이드피드백을 이용한 신경근육 강화요법, 음경배부신경차단술 등이 시행될 수도 있다. 연령, 증상 등 환자마다 적합한 치료법이 다른 만큼,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 후 치료를 받는 게 좋다. 심리적·정신적 문제일 경우, 상담 치료를 통해 문제가 해결되면 조루증이 완화될 수 있다.
조루증을 완화하려면 평소 ‘케겔 운동’을 통해 하체 근력과 골반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 케겔 운동은 항문괄약근, 요도괄약근에 힘을 줬다가 푸는 동작을 반복하는 운동으로, 소변이나 대변을 참을 때처럼 5초간 근육을 조였다가 다시 5초간 푸는 것을 반복하면 된다. 케겔 운동을 꾸준히 하면 골반 내 근육이 강화되고 사정 조절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