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칼럼
[의학칼럼] 등산이 다이어트에 좋다지만… 관절염 있다면 금물
강서나누리병원 관절센터 신성룡 병원장
입력 2022/03/22 09:30
완연한 봄 날씨로 접어든 요즘, 겨우내 늘어난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등산이나 하이킹 등 외부 활동에 나서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등산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운동으로 한 시간 기준 소모되는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등산은 자칫 잘못하면 무릎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운동이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평소 무릎 통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등산은 피해야 할 운동이다.
등산은 평평한 지면이 아닌 경사진 면을 오르내리기 때문에 충분히 운동 효과를 볼 수 있지만 등산 중 무릎 관절에 과도한 하중이 가해져 무릎 건강에 좋지 않다. 실제로 산을 오를 때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하중은 평지를 걸을 때 보다 2~3배 많다. 문제는 산을 내려올 때다. 등산을 하고서 대부분 걸어서 산을 내려오게 되는데, 이때 무릎이 받는 하중은 체중의 5~7배까지 높아진다. 예를 들어 몸무게가 70kg인 성인이 산을 내려올 때 350kg에서 490kg에 달하는 하중이 무릎에 전달되는 것이다. 무릎이 받는 하중이 증가하게 되면 무릎 관절에 있는 연골과 연골판이 손상을 받게 되고 이것이 무릎 관절염의 원인이 된다. 특히 평소 무릎 통증이 있거나 관절염 진단을 받은 환자라면 등산은 피하는 것이 좋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은 충격을 흡수하고 관절 운동을 부드럽게 하는 무릎 연골 손상이 진행되는 것을 말한다. 연골이 손상되고 관절 간격이 줄어들면 관절 사이 뼈가 서로 맞닿게 되고 이것이 염증과 통증을 일으킨다. 퇴행성 무릎 관절염의 주요 증상은 통증은 물론 열감과 함께 무릎이 붓게 되고 오랫동안 걸어 다니거나 특히 계단을 내려올 때 무릎이 시큰거린다. 만약 관절염을 계속 방치할 경우 조금만 걸어도 아프고 밤이 되면 무릎이 욱신거려 잠을 설치는 경우도 많다.
무릎 관절염 치료는 초기와 중기, 말기로 나뉘는데 통증이 덜한 초기에는 약물치료와 주사치료, 물리치료, 재활운동으로 호전될 수 있다. 만약 보존적 치료로 효과가 없거나 연골의 손상이 크다면 관절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이나 줄기세포치료 등을 이용해서 손상된 연골을 보완해 주는 치료가 시행된다. 문제는 연골이 심하게 손상됐을 경우인데, 이때 손상된 연골과 뼈조직을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하다. 인공관절 치환술의 가장 큰 장점은 수술 후 일상생활에서 관절 통증이 급격하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또 최근에는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인공관절이 개발되면서 인공관절 수술 후 대부분의 환자들이 15~20년 이상 재수술 없이 사용하고 있다.
무릎이 아프다고 활동량을 줄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체 근육이 마를 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릎 관절염 환자라면 등산보다는 평지를 땀이 날 정도로 빠르게 걷는 것이 무릎 건강에 도움이 된다. 또 실내자전거나 아쿠아로빅 같이 물속에서 하는 운동도 좋다.
(* 이 칼럼은 강서나누리병원 관절센터 신성룡 병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