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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지기만 해도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 노출?
오상훈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2/15 09:50
영수증은 어딜 가나 따라다닌다. 그러나 만지기만 해도 체내 환경호르몬 수치가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사실일까?
영수증에서 나오는 환경호르몬은 ‘비스페놀A’다. 아세톤 한 분자와 페놀 두 분자가 결합한 형태인 비스페놀A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구조가 유사해 내분비계 교란 물질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체내에 축적된 비스페놀 A가 성조숙증이나 성기능 장애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는 없다. 다만 비만을 유발하거나 간에 무리를 줄 수 있어 피하는 게 좋은 물질임은 분명하다. 영수증이나 대기표에는 열을 가하면 색이 생기고 글자가 나타나는 감열지가 사용된다. 비스페놀A는 감열지의 발색 촉매제로 사용되는데, 표면에 코팅되어있다.
영수증을 맨손으로 만지기만 해도 비스페놀A의 체내 농도가 높아질 수 있다. 서울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마트에서 근무한 지 평균 11년 된 계산원 54명의 업무 전 체내 비스페놀A 농도는 0.45ng, 업무 후에는 0.92ng으로 두 배가량 차이가 났다. 반면 장갑을 착용하고 일했을 때 업무 전 체내 농도는 평균 0.51ng, 업무 후 농도는 0.47ng이었다. 연구팀은 “환경호르몬 비스페놀A에 노출되지 않으려면 장갑을 착용하거나 비스페놀A가 함유되지 않은 종이를 사용해야 한다”며 “영수증을 계속해서 만질 경우, 다량의 비스페놀A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
종이영수증은 환경적으로도 문제다. 환경부에 따르면 한국에선 연간 약 128억 건의 종이영수증이 발행된다. 발급 비용만 약 119억 원에 이르고, 쓰레기 배출량은 1079톤에 달한다. 종이영수증을 만드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2641톤에 이른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고자 환경부는 2018년부터 전자 영수증을 도입해왔다. 지난 1월부터는 ‘탄소중립 실천포인트제’의 일환으로 전자 영수증을 발급받으면 100원을 환급해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한편, 비스페놀A 플라스틱 소재 중 폴리카보네이트(PC)에 많다. 폴리카보네이트는 투명하고 단단해 건축 외장재 등에 주로 쓰이는데 열에는 약해 내열이 필요한 용기엔 쓰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