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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열진통제, '이 사람'이 장기간 복용하면 혈압 올라간다?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2/02/10 09:31
평소 혈압이 높은 사람이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진통제를 지속해서 복용하면 혈압이 더 올라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에든버러대 의대 아이언 멈신타이어 임상약리학 연구팀이 혈압이 높은 환자 중 만성 통증 때문에 아세트아미노펜계열 진통제를 장기간 복용하고 있는 110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에게 1g짜리(만성 통증의 경우 흔히 처방되는 용량) 아세트아미노펜 또는 위약을 하루 4차례 2주 동안 투여했다. 그 후에는 2주간의 휴약 기간을 거친 뒤 아세트아미노펜계열 진통제를 복용하는 시험군과 가짜약을 먹는 위약군을 서로 바꿔 다시 2주 동안 시험을 진행했다. 2주 동안 휴약 기간을 둔 이유는 이전까지 투여한 의약품이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연구팀은 두 차례의 임상시험 시작과 끝에 24시간 활동 혈압을 측정해 낮 시간 평균 수축기 혈압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아세트아미노펜이 투여됐을 때는 위약이 투여됐을 때보다 낮 시간의 평균 수축기 혈압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을 중지한 뒤에는 올라갔던 혈압이 연구 시작 때 쟀던 처음 수준으로 다시 회복됐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아세트아미노펜이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인 혈압을 올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의사는 환자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혜열제를 장기간 지속해 사용하는 경우, 특히 심뇌혈관 질환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을 땐 득과 실을 면밀히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연구 결과는 두통이나 고열 등으로 단기간 사용하는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진통제는 이부프로펜 등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 계열의 진통제에 비해 안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NSAID는 오래전부터 혈압과 심장병 위험을 높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보고돼 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심장협회(AHA) 학술지 '순환'(Circulation) 최신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