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폭음은 몸 곳곳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설 연휴가 지속되면서,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음주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 번의 폭음이 몸 곳곳 장기에 손상을 입힐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폭음을 하면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뛰는 부정맥이 생길 수 있다. 알코올이 대사되면서 나오는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심장의 수축 능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하루에 소주 7잔 이상을 마신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부정맥 위험이 두 배로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부정맥으로 심장이 제대로 뛰지 못하면 돌연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알코올은 간이나 대장, 췌장에도 염증을 일으킨다. 간은 알코올의 독성을 분해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영향을 잘 받는다.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염증 물질을 분비시켜 간에 염증을 유발하고, 간 조직을 딱딱하게 만든다. 알코올성 간염이나 간경화, 간암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대장암 위험도 높인다. 미국 보스턴대 메디컬센터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 평균 50g(소주 1병) 미만의 알코올을 매일 섭취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21% 높았다. 아세트알데하이드는 세포 DNA를 손상시켜 돌연변이 세포를 만드는데, 돌연변이 세포 일부가 암세포로 변한다.

췌장 세포도 알코올에 유난히 취약하다. 한 번의 폭음으로도 췌장염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는 이미 여러 차례 보고됐다.

뇌도 영향을 받는다. 뇌가 알코올과 만나면 단기적으로는 운동능력 저하 같은 증상이, 장기적으로는 치매 등 뇌 질환이 생긴다. 뇌에는 이물질 침입을 막는 방어 세포벽인 '혈뇌장벽(血腦障壁)'이 있는데, 알코올은 이 혈뇌장벽을 손쉽게 통과한다. 뇌 기능을 일시적으로 둔하게 하는 등 다양한 이상 증상을 유발하는데, 알코올을 많이 마실수록 뇌 기능이 둔해지는 정도가 심하다. 뇌세포 파괴가 심각한 수준이 되면 기억장애나 알코올성 치매 등이 생긴다.

술은 뇌졸중 위험도 높인다. 특히 폭음하면 순간 혈관이 이완되면서 혈액이 몸 아래쪽으로 쏠린다. 그러면 뇌에 있는 혈액이 줄어드는데, 이때 뇌가 주요 부위에 혈액을 집중시키기 위해 뇌의 작은 혈관들을 수축시킨다. 뇌혈관이 수축되면 뇌세포에 혈액 공급이 잘 안 이뤄져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

폭음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소주 5~7잔 이상은 마시지 않아야 한다. 폭음 기준을 넘기지 않았더라도 얼굴이 빨개지면 그만 마시는 게 좋다. 체내 알코올양이 몸이 분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는 신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