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칼럼
[의학칼럼] 허리통증 완화에 도움되는 신경차단술, 계속 받아도 될까?
수원나누리병원 척추센터 장지수 병원장
입력 2021/12/14 09:00
40대 직장인 박모씨는 허리디스크 질환으로 인한 만성적인 허리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박씨는 간혹 걷기 힘들 정도로 심한 허리통증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수술은 부담스러워 전혀 고려하지 않고 주사치료로 버티고 있다. 다행히 주사치료를 받으면 통증이 호전돼 일상생활이 가능했다. 이후 박씨는 1~2번 주사치료를 더 받았지만 통증은 반복됐고 결국 담당 주치의가 수술을 권했다. 주사치료를 계속 받고 싶어했던 박씨는 고민에 빠졌다. 박씨의 바람대로 계속 주사치료를 받아도 되는 걸까?
박씨가 받은 주사치료는 염증이 생긴 신경 주위에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을 투입해서 염증을 제거하고 통증 전달을 차단시키는 신경차단술이다. 신경차단술은 척추치료의 대표적인 비수술치료로 꼽히는데, 시술 후 빠르게 통증을 완화시켜주고 바로 일상복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신경차단술은 근본적인 치료가 아닌 일시적인 통증 완화가 목적이기 때문에 치료 후 올바른 생활습관과 꾸준한 운동 등 철저한 허리건강 관리로 통증 재발을 막아야 한다. 만약 평소와 같이 잘못된 생활습관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언제든 통증이 다시 발생할 수 있다. 문제는 신경차단술을 무한정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신경차단술 시술 시 투여되는 스테로이드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인위적으로 중단시켜 염증을 제거하는 약물로 통증을 줄여주는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장기간 반복 투여할 경우 우리 몸의 근육, 인대, 힘줄, 디스크 등 척추구조물을 약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고, 면역력이 떨어져 염증이나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일반적으로 신경차단술을 1년에 3회 이내로 권장하고 있다. 간혹 수술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신경차단술과 같은 비수술치료만 받고 싶어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만약 시간을 두고 3~4회 주사치료를 받았는데도 통증이 계속 반복되거나 주사치료 후 통증 감소 정도가 덜하다면 다른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만약 신경차단술과 같은 비수술치료에도 효과가 없거나 허리통증 이외에도 엉치와 다리통증, 발로 뻗어 나가는 찌릿찌릿한 방사통이 있다면 신경 손상을 의심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신경손상이 지속된다면 다리 근육이 빠지고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 신경마비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척추수술은 내시경이나 미세현미경을 통해 최소절개(1~3cm)와 부분 마취로 환자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평소 바른 자세 유지로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최소화하고 꾸준한 운동으로 척추 주변 근육을 강화해 질환의 재발을 막는 것이다.
(*이 칼럼은 수원나누리병원 척추센터 장지수 병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