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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주말에 잠 몰아자면, 비만 발병 높아진다?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12/01 10:53
경제활동이 없는 60세 이상 남성은 주말과 주중 사이 수면 시간에 차이가 있으면 비만이 유발될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김양현 교수팀(김양현 교수, 손민성 교수, 서민희 수련의, 박재만, 김소정, 정희원)은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데이터를 통해 총 5684명의 대상자(남성 2453명, 여성 3231명)를 연령, 성별, 근로상태에 따라 소집단으로 분류한 뒤, 수면 불일치 상위 그룹(주중과 주말 간 수면시간의 차이가 90분 이상)과 하위 그룹의 오즈비(Odds Ratio)를 비교분석해 비만과 수면불일치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오즈비는 집단 간 비교 시 특정 사건의 발생 가능성 차이가 유의미한지 정도를 검증하는 데 활용된다.
그 결과, 주말과 주중 수면불일치를 겪는 한국인 중 특히 경제활동이 없는 남성에게서 비만할 위험이 높았으며, 그 중에서도 특히 경제활동이 없는 60세 이상 노인 남성에게서 비만 유병률이 2.89배 더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60대 이상 여성에게서도 비만 유병률이 증가하는 듯한 결과가 보였지만, 수면불일치와 관계를 따졌을 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의는 단순히 수면 불규칙성과 비만을 다루지 않고 사회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수면과 비만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려했다는 것에 있다. 연구진은 한국인 남성에서 경제활동의 유무가 수면과 더불어 비만을 유발하는데 관련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며, 이들의 수면 불규칙을 교정하거나 재취업활동 등을 통해 경제활동을 장려하는 것이 비만유병률을 낮추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인 비만 유병률은 2030년이 되면 남성의 62%, 여성의 37%에 이를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김양현 교수는 “수면 불규칙의 개념을 일상적인 수면 불규칙에서 주말과 주중 사이의 수면불규칙으로 확대해 한국인의 수면 불규칙과 비만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또 다른 증거를 제시할 수 있는 연구”라면서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본 연구의 결과는 남성 노인의 경제활동이 수면과 더불어 사회 전반의 건강증진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OECD 국가 중 고령인구의 빠른 급증으로 앞으로 수많은 사회경제적 문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본 연구의 결과는 향후 비만연구와 노인정책 수립에 있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서 '비만'은 2020년 대한비만학회 진료지침에 따라 BMI ≥ 25㎏/㎡ 로 정의되었으며, 90분 이상의 수면변동성은 여러 연구에서 심혈관 질환의 높은 위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고대 의대에서 진행되는 학생연구활동의 지원으로 진행돼 국제학술지에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