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수면내시경이 어려운 사람들… 알코올 중독자 그리고?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11/23 17:00
수면유도제 ‘미다졸람’ 반응 안하거나, 전혀 다른 효과 내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미뤄뒀던 건강검진을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 위·대장 내시경은 수면내시경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후기를 보면 종종 수면내시경이 되지 않아 고생했다는 이들과 내시경 중 난동을 피워 내시경에 실패했다는 이들, 헛소리를 심하게 해 보호자가 부끄러워했다는 얘기 등이 있다. 분명히 수면내시경은 잠이 든 상태에서 진행하는 일인데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 알아보자.
◇원인은 수면제·알코올, 예상 불가능한 '역설반응'
수면내시경은 보통 수면제 계열인 '미다졸람' 등을 사용하는데, 이 약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결정된다. 수면내시경이 실패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수면내시경이 사용하는 약이 효과를 발휘하지 않는 경우이고, 두 번째는 약이 전혀 다른 효과를 내는 경우이다.
미다졸람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는 기존에 수면제를 복용하는 사람 또는 알코올중독자이다. 평소 수면제를 복용하던 사람은 약물에 내성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알코올 중독자는 간 경화 등 알코올성 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수면제 계열 약물의 정상반응을 저해한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이항락 교수는 "평소 수면제를 복용하는 이들은 기질적으로 예민한 경우가 많아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도 있고, 관련 성분에 내성이 생겨 약물에 반응하지 않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음주가 수면내시경에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매일 술을 마시는 수준이 아니라면 술을 마시는 사람이라도 수면내시경을 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미다졸람이 전혀 다른 효과를 내는 현상은 '미다졸람 역설반응'이라고 한다. 이 현상은 5% 내외로 발생한다. 이항락 교수는 "미다졸람은 재우는 약인데 오히려 이 약을 투여하고 나서 심하게 움직이거나 이상한 말을 하는 것을 보고 '미다졸람 역설반응'이라 한다"며 "역설반응은 환각상태와 같아서 자신이 기억을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역설반응이 일어나면 낙상 위험 등이 있어 해독제를 사용해 환자를 깨운다"고 밝혔다.
또한 미다졸람 역설반응은 예측할 수 없어 예방도 어렵다. 이 교수는 "역설반응이 특별히 더 많이 발생하는 기저질환이나 특정 집단이 있지 않다"고 말했다.
미다졸람 미반응, 역설반응 등으로 인해 수면내시경에 실패했다고 해도 내시경은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마취제인 프로포폴을 사용해 수면내시경을 하거나 비수면적인 방법으로 내시경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내시경 당일 중요한 일 ‘절대 금지’
수면내시경을 잘 마쳤더라도 방심하면 안 된다. 사람마다 약물효과 감소시간(반감기)이 달라, 내시경 후에 예상하지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수면내시경 후에는 어지럼증, 두통, 무기력증, 구역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일시적인 기억상실 등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증상이 몇 시간 동안 지속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항락 교수는 "수면내시경 전에는 병원에서 안내한 지시사항을 잘 따르고, 검진을 마친 후에는 당일 중요한 일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수면내시경에 사용하는 약물은 일시적인 기억상실을 유발할 수 있어 중요한 일을 하고도 기억하지 못하거나, 판단하지 못할 수 있기에 반드시 보호자를 동행해 귀가하는 게 좋다. 운전도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보통 1~2시간이면 수면내시경 약물 효과가 사라지지만, 종일 약효가 가는 경우가 있다"며 "간질환이 있거나 신장질환이 있으면 약효가 더 오래갈 수 있으니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