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책상에 엎드려 낮잠? 건강에는 ‘최악’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11/16 07:30
피로가 심한 날에는 점심시간이나 휴식 시간 등을 이용해 책상에 엎드려 잠을 자곤 한다. 그러나 이 같은 행동을 습관적으로 할 경우 팔꿈치나 척추, 눈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엎드려 자는 자세를 취하면 팔꿈치를 구부리게 된다. 이로 인해 팔꿈치 안쪽 작은 터널 부위를 지나는 척골신경이 자주 눌리면 ‘팔꿈치터널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팔꿈치터널증후군은 손목터널증후군 다음으로 많이 발생하는 압박성 신경병증으로, 책상에 엎드려 잘 경우 척골신경이 가장 얕게 지나가는 팔꿈치 안쪽을 책상에 댄 채 머리로 압박해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팔꿈치부터 손목, 손가락에 통증, 저림 등 감각 이상이 나타나며, 증상을 방치하면 신경 마비, 팔·손가락 근육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심한 경우 손에 힘을 주기 어려워 옷 단추를 채우거나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팔꿈치를 구부리고 주먹을 귀에 가까이 댄 자세를 1분 정도 유지했을 때 새끼손가락과 약지에 저림 증상이 나타난다면 팔꿈치터널증후군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병원을 방문해 신경 손상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초기에 발견하면 팔꿈치를 자주 구부리는 생활 습관을 개선하고, 물리치료, 보조기 착용, 약물치료나 주사 치료 등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증상을 방치할 경우 수술을 통해 척골신경을 압박하는 구조물을 제거해야 할 수도 있다.
팔꿈치터널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엎드려 자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 책상에 엎드려 자고 싶다면 쿠션을 활용해 팔꿈치 안쪽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한다. 이밖에 팔꿈치를 굽혀 턱을 괴거나 입술을 만지는 습관 역시 삼가는 게 좋다. 컴퓨터를 하거나 운전을 하는 등 팔꿈치를 오래 구부려야 할 경우 최대한 팔꿈치를 피고 일을 해야 한다. 1시간에 5분씩은 팔을 펴주도록 한다.
한편, 엎드려자는 자세는 팔꿈치뿐 아니라 척추에도 부담을 준다. 목이 앞으로 심하게 꺾이면서 척추가 휘어지고, 심하면 허리 디스크로도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가슴을 조이고 위를 압박해 더부룩함, 명치 통증, 트림 등 소화불량 증상을 유발하기도 하며, 눈의 안압을 증가시켜 녹내장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 녹내장의 원인은 안구 내 압력이 상승하는 것으로, 압력이 높아지면 뇌로 연결되는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실명에 이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