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남성 호르몬 상위 1% 김종국… 근육 말고 무슨 장점 있나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김서희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21/11/12 17:20
근육 운동, 잦은 성관계가 호르몬 높여
논란된 스테로이드, 효과 일시적이고 부작용 커
가수 김종국(45)의 남성 호르몬 수치가 상위 1% 수준인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김종국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최근 불거진 ‘스테로이드 투여 논란’ 진실을 밝히고자 병원을 찾은 모습을 공개했다. 김종국은 혈액검사를 받았고, 검사 결과 남성호르몬 수치가 8.38ng/mL 을 기록, 같은 연령 기준 상위 1%에 해당한다는 의사의 설명을 들었다. 그렇다면, 국내 성인 남성 호르몬 평균 수치는 얼마이고, 남성호르몬이 높으면 어떠한 건강상 이점을 누릴 수 있는 걸까?
◇남성호르몬 부족하면, 젊은 나이에도 성기능 저하
대한남성건강갱년기학회에서는 남성호르몬 수치 3.5ng/mL 이하를 정상 하한치로 본다. 남성호르몬 수치는 보통 10~20대에 절정에 달했다가, 30대부터 매년 약 1%씩 감소한다. 고대구로병원 비뇨기의학과 문두건 교수(대한남성과학회·대한남성건강갱년기학회 회장)는 “남성호르몬을 합성하고 분비하는 고환 기능이 나이 들수록 점차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남성호르몬 수치가 높으면 다양한 건강상 이점이 있다. 문 교수는 “우리 몸을 ‘땅’이라고 쳤을 때, 남성호르몬은 ‘거름’과 같은 존재”라며 “육체뿐 아니라 정신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남성호르몬은 뼈를 굵고 튼튼하게 유지한다. 문 교수는 “실제 암 등에 의해 남성 호르몬 분비를 차단한 사람에게서는 뼈가 약해지는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남성호르몬이 줄어들수록 혈관과 근력이 약해지고 성기능이 떨어지며, 심지어 우울증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비뇨의학과 이석영 교수는 “젊은 나이에도 남성호르몬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면 성욕, 성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며 “이런 증상이 지속되면 남성호르몬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피로감 없을 정도의 잦은 성관계, 남성호르몬 높여
남성호르몬 수치는 약물 없이도 올릴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김종국처럼 근력운동을 하는 것이다. 이석영 교수는 “벤치 프레스와 같은 근력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리면 남성호르몬 분비가 활발해진다”고 말했다. 이때 작은 근육보다는 큰 근육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석영 교수는 “근육 면적이 비교적 넓은 하체 근력운동을 했을 때 남성호르몬 분비량이 원활히 늘어난다”고 말했다.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라면 살을 빼는 것도 중요하다. 지방세포가 커질수록 체내 남성호르몬이 여성호르몬으로 바뀐다. 남성호르몬의 구성 성분인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성관계를 자주 갖는 것도 남성호르몬 수치를 높이는 비책 중 하나다. 문두건 교수는 “비뇨의학과 교수들끼리는 공공연하게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성생활을 자주 하면 고환이 자극돼 남성호르몬 수치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따라서 성생활로 인한 피로감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정도 선에서 자주 시도하는 게 좋다. 밤보다는 이른 아침을 권장한다. 테스토스테론이 오전에 더 왕성하게 분비된다.
◇근육량 늘린다는 스테로이드 주사, 불임까지 유발
한편, 김종국 논란의 불을 지핀 결정적인 계기는 캐나다 유명 헬스 유튜버 그렉 듀셋이 제기한 스테로이드 주사 투여 여부다. 스테로이드는 테스토스테론의 일종이다. 여러 스테로이드 종류 중 ‘단백동화 스테로이드’가 세포 내 단백질 흡수를 촉진해 근육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다. 하지만 효과는 일시적이다. 이석영 교수는 “스테로이드를 체내에 과도하게 주입하면 우리 몸이 이미 우리 몸속 호르몬이 충분히 분비된다고 착각해 더 이상 자연생성하지 않는 ‘되먹임 작용’이 나타나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전립선질환 ▲이상지질혈증 ▲지루성피부염 ▲비만 ▲수면무호흡증 ▲불임 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분당차병원 비뇨의학과 이승렬 교수는 “특히 가임 남성이 스테로이드를 과다 투여하면 생식기능이 떨어져 불임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