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매일 챙겨먹는 유산균, ‘이 질환’ 있으면 주의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11/10 20:00
장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산균제와 같은 ‘프로바이오틱스’ 관련 제품을 복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살아있는 균으로, 장 도달 시 장내 환경에 유익한 작용을 하는 유익균을 증식시키고 유해균을 억제해 배변활동에 도움을 준다. 또한 장에 존재하는 면역세포에 면역 조절 작용을 해 면역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할 경우 살아있는 균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드물게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잘못 섭취하면 장 건강이 오히려 악화될 수 있으며, 피부 발진이나 가벼운 여드름이 생기기도 한다.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최창환 교수는 “드물지만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한 후 패혈증(균혈증), 장 허혈, 심내막염 등이 보고된 사례가 있다”며 “복용 후 이전에 없던 증상이 발생하면 먹는 것을 멈추고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프로바이오틱스 복용에 따른 부작용은 심각한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에게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암 환자와 같이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일 경우, 부작용 위험이 더욱 높다. 실제 전립선암과 대장암 환자가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한 후 알레르기성질환이 발생한 사례가 있고, 급성췌장염 등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에서 심내막염, 패혈증과 같은 합병증이 보고되기도 했다. 또한 수술로 소장을 일부 제거했거나 선천적으로 장이 짧은 ‘단장증후군’ 환자도 유산균에 의한 장내 세균총 변화로 인해 혈액이 세균에 감염되면서 ‘균혈증’이 발생할 수 있다. 최창환 교수는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 면역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 심각한 만성 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면역력이 저하돼 유산균이 병원성 세균처럼 작용할 수 있다”며 “느슨해진 점막장벽을 통해 혈관으로 균이 유입되면 패혈증을 유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프로바이오틱스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섭취하기 위해서는 각 질환에 효과적인 프로바이오틱스의 종류와 용량, 용법, 작용기전 등을 정확히 숙지할 필요가 있다. 기존 치료의 보조요법 정도로 생각하되, 심각한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복용 후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에는 복용을 중단하거나 주치의와 상담 후 복용해야 한다. 최창환 교수는 “최근에는 사균체를 이용한 포스트바이오틱스의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사균의 경우 면역저하 상태에서 생균이 가지는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대안으로 생각해볼 수 있지만 아직은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태”라며 “향후 각 질환에 효과적인 프로바이오틱스 종류, 용법 등이 구체적으로 밝혀진다면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