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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 오줌 묻고, 알루미늄 용출… '캔 음료' 속설, 진실은?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 오상훈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21/11/09 13:15
탄산음료, 맥주를 마신다면 꼭 만나는 알루미늄 캔. 많이 쓰이다 보니 각종 속설이 뒤따른다. 대표적인 것이 입을 직접 대고 마시면 알루미늄이 용출돼 체내 축적된다는 것. 알루미늄 캔이 쥐 오줌에도 노출될 수 있을 정도로 비위생적이라는 것도 있다. 이러한 속설들이 사실인지 알아봤다.
◇속설1. 캔에 침 닿으면 알루미늄이 용출돼 치매 유발?
캔 음료를 입 대고 마신다고 알루미늄이 체내에 축적되지는 않는다. 알루미늄 캔 내외부의 에폭시 수지 코팅이 알루미늄과 침의 화학 작용을 막기 때문이다. 서강대 화학과 이덕환 명예교수는 “알루미늄 캔은 내외부로 코팅이 되어 있으므로 알칼리성인 침에 의해 용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라며 “차라리 탄산에 의한 부식 때문에 용출되는 알루미늄을 걱정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아울러 알루미늄은 소변으로 잘 배출되는 중금속 중 하나다. 체내에 축적됐더라도 0.3%만 위장관을 통해 흡수되고 대부분은 신장을 통해 배출된다.
다만 신장 기능이 약하거나 나이든 사람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알루미늄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체내에 쌓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알루미늄은 뇌에 쌓이면 알츠하이머로 이어질 수 있다. 조심해야 하는 건 알루미늄 캔보다는 알루미늄 포일(foil)이다. 고온의 가열 과정에서 알루미늄 성분이 음식물에 침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속설2. 쥐 오줌 노출… 캔은 비위생적?
알루미늄 캔은 비닐에 쌓인 채로 유통되기 때문에 위생적으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생산부터 진열 과정에서 쌓인 먼지가 제거되지 않아서 휴지로 닦아보면 까맣게 묻어나오는 경우도 있다. 진열할 때 사람 손에 묻어있던 세균이 옮겨갔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과거 캔 음료의 입 대는 부분에서 황색포도상구균과 용혈성바실러스균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두 세균은 각각 염증을 유발하고 적혈구를 파괴한다.
알루미늄 캔이 쥐 오줌에 노출돼 감염증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유통 과정에서 쥐가 서식할 수 있는 창고 등에 보관되기 때문이다. 쥐의 오줌이 유발하는 감염증은 렙토스피라증이다. 잠복기는 10일 정도로 갑작스러운 발열, 오한, 두통, 구토 등이 나타난다. 제때 치료받지 않으면 간이나 콩팥 손상, 뇌막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해외에서 렙토스피라증 감염 사례를 분석했을 때 입대고 마신 캔 음료가 원인으로 지목된 바 있다.
◇캔 음료 어떻게 먹어야하나
흐르는 물에 헹군 다음에 먹는 게 가장 좋다. 대부분 먼지와 세균은 물로만 씻어도 없어진다. 휴지나 손수건은 부족하다. 먼지는 닦을 수 있지만 세균은 닦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컵에 따라 마시거나 빨대를 쓰는 것도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