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해서 생기는 '지방간', 다이어트 약 효과 있을까?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비만치료제, 지방간 개선 근거 없어… 운동·식이가 더 중요

▲ 비만치료제는 지방간 개선에 효과가 없다./게티이미지뱅크


비알코올성 지방간 진단을 받으면 가장 먼저 듣는 얘기가 체중 감량이다. 비만은 비알코올 지방간의 위험인자이기 때문이다. 실제 체중의 5% 이상만 빼도 지방간이 상당량 감소한다. 다이어트 약을 먹고 지방간이 줄었다는 주변의 얘기도 들린다. 정말 다이어트 약은 간 내 지방 감량에 도움을 주는지 알아보자.

◇지방간은 대사질환… 다이어트 약 효과 없어
다이어트 약을 이용하면 체중감량과 지방간 치료라는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전문가들은 다이어트 약이 지방간 치료에 효과가 없으며, 지방간 치료를 위해 사용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서울특별시 보라매병원 소화기내과 김원 교수(대한간학회 연구기획이사)는 "지방간은 비만과 관계가 높지만, 지방간은 대사질환의 일종으로 심혈관질환에 가까워, 비만 환자에게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은 비만치료제, 일명 '다이어트 약'은 지방간 환자에게 사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비만치료제에 대해 이해부터 해야 한다고 전했다. 비만치료제는 성분에 따라 크게 ▲식욕억제제 ▲지방분해효소억제제 ▲GLP-1 유사체로 분류되는데, 삭센다와 같은 GLP-1 유사체만 비만과 당뇨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가 됐다. 식욕억제제와 지방분해효소억제제는 비만환자에게만 사용하도록 허가를 받았다. 즉, 대사질환인 지방간 환자에게는 비만치료제를 사용할 의학적 근거가 없다.

김원 교수는 "비만치료제들은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한 약이지 지방간 환자에게 임상해 효과를 얻은 약이 아니며, 지방간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를 가진 비만치료제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비만치료제는 지방간을 치료하기 위한 약으로는 사용하지 않으며, 지방간이 있으면서 비만이 동반되는 환자 중 체중감량이 어려운 환자에 한해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는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비만치료제를 복용하고 나서 체중감량을 하고, 이를 통해 부가적인 효과로 지방간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으나, 비만치료제는 지방간 호전 효과가 증명된 약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당뇨에도 효과가 있는 비만치료제 GLP-1 유사체는 지방간에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GLP-1 유사체인 리라글루타이드도 지방간에는 효과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부작용이 더 많다. 병원약학교육연구원 내분비약료분과 홍소연 위원(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약제부 약사, 내분비질환약료 전문약사)은 "리라글루타이드는 설사 등의 위장관 부작용이 빈번하며 비알코올 지방간염 치료 목적으로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홍소연 약사는 "다이어트 약제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 후에 제한적으로 사용되어야 하며, 체중감소를 위해 다이어트 약에 의존하기보다는 식사와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운동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방간 없애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비알코올 지방간질환은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간 질환이 된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비만인 사람의 60~80%가 비알코올 지방간이 있고,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의 25~40%는 비알코올 지방 간염으로 진행한다. 비알코올 지방간염 환자의 5~18%는 간경변증으로, 간경변증 환자 중 2.6%는 간세포암이 생긴다. 또한 지방간은 대사증후군과도 연관이 많아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환자는 알코올지방간질환 환자보다 심혈관질환으로 입원할 위험이 크다.

비알코올 지방간 치료법은 중증도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부분의 환자에서 가장 중요하고 비용 효과적인 기본 치료 방법은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한 체중감량과 약물치료이다. 김원 교수는 "지방간 초기 단계에서는 적정한 체중감량, 탄수화물과 지방을 줄인 절대적인 저칼로리 식단 등 비약물적인 방법으로 개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운동은 유산소 운동과 근력 강화 운동이 모두 도움이 되며, 복부 비만이 있거나 근감소증이 있는 경우 지방간 개선에 더욱 효과가 좋다"고 밝혔다.

실제 국내 다수의 연구를 보면, 매일 500~1000kcal를 줄인 식이는 중등도 운동과 함께 유지할 경우 지속적 체중 감량에 검증된 효과가 있다. 3~5%의 체중 감량은 지방간을 개선하고, 7~10%의 체중 감량은 간 섬유화를 비롯해 대부분의 지방간염 관련 조직 소견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김원 교수는 "비알코올 지방간은 질환의 심각성에 대한 인지가 낮고, 조기 진단 방법이 없으며 검사를 해도 약이 없는 등 치료가 어려운 질환이나 식이와 환경 개선, 운동, 약물치료를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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