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귀지가 많이 생기면서 통증·냄새를 동반한다면 ‘외이도 진균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외이도 진균증은 귓바퀴부터 고막에 이르는 통로인 외이도에 ‘아스페르길루스’나 ‘칸디다’ 곰팡이가 서식하면서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흔히 ‘귀 무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소 생소한 질환일 수 있으나, 의외로 외이도에 문제가 생겨 이비인후과를 방문하는 많은 사람에게서 발견된다.

외이도 진균증은 중이염, 고막염 등이 있는 사람일수록 생기기 쉽다. 염증으로 인해 진물이 발생할 경우 귓속이 습해지고 곰팡이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귓속이 습한 상태에서 귀를 꽉 막는 이어폰을 자주 사용하면 외이도 진균증이 생길 수 있으며, 외이도 진균증 환자가 사용한 귀이개를 쓴 경우에도 곰팡이가 옮을 수 있다.

외이도 진균증이 있으면 귀가 가렵고 귀지가 많이 생긴다. 심한 경우 귀가 먹먹하면서 귀에서 냄새가 나기도 한다. 초반에는 가려움과 함께 약간의 통증이 느껴지지만, 시간이 갈수록 통증도 심해진다. 귀가 가려워 긁거나 후빌 경우 외이도가 붓고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의심 증상이 있다면 방치하거나 긁지 말고 이비인후과를 찾아 진단·치료받아야 한다. 이비인후과에서는 기본적인 병력 청취 후 이경(耳鏡)으로 외이도 곰팡이균을 살핀다. 외이도 진균증으로 진단되면 곰팡이균을 없애는 항진균제 연고나 아이오딘액 등을 발라야 한다. 2주 정도면 치료되지만, 재발 또한 잘 되는 편이다.

외이도 진균증을 예방·완화하기 위해서는 샤워 후 드라이기 등을 이용해 귓속 물기를 잘 말리도록 한다. 또한 귀를 꽉 막는 이어폰을 사용하지 말고, 귀지를 자주 파는 등 외이도에 자극·손상을 줄 수 있는 행동도 삼가야 한다. 귀지를 과도하게 팔 경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귓속에 상처가 생겨 곰팡이가 살기에 좋은 환경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