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물건 자주 잃어버리는 사람, 건망증 아닌 ‘이것’일 수도

전종보 헬스조선 기자

이미지

성인 ADHD는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는 것 외에도 우울증, 불안장애 등을 동반할 수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평소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거나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로 집중하기 어렵다면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의심할 필요가 있다. 흔히 ADHD를 소아청소년기에 나타나는 질환으로 알고 있지만, 성인 역시 겪을 수 있다.

성인 ADHD는 소아청소년기에 보였던 과잉행동이 줄어들지만 주의력 결핍과 충동성이 지속되는 양상을 보인다. 물건을 쉽게 잃어버리는 것 외에도 ▲자주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생각을 하는 경우 ▲중요한 업무를 시작했지만 끝을 맺지 못하는 경우 ▲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 ▲약속 시간을 잘 지키지 못하는 경우 성인 ADHD를 의심해볼 수 있다.

‘강한 충동성’도 주요 증상 중 하나다. 뇌 속 충동성이 결여돼 화가 나면 자제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기분이 나쁘면 갑자기 ‘욱’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로 인해 가족·대인관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속도위반‧음주운전 등 운전 관련 문제가 많고, 심하면 약물‧알코올‧마약‧도박‧게임 중독에 빠지기도 한다.

성인 ADHD 환자 중 약 80%는 우울증‧불안장애‧충동조절장애 등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 같은 증상을 단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라고 생각할 뿐 성인 ADHD를 의심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근본적인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원인인 된다. 기저질환인 성인 ADHD가 제대로 진단되지 않은 채 동반질환만 치료할 경우, 환자는 계속해서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며 치료 후에도 개선되지 않는다는 자괴감에 빠질 수도 있다. 때문에 관련 증상이 있다면 ADHD 가능성 또한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성인 ADHD는 약물과 인지행동치료 등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치료에 성실하게 임할 경우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호전된다. ADHD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이 결핍된 상태기 때문에, 도파민 분비가 자생적으로 늘어날 수 있도록 돕는 약물을 사용한다.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이 대표적이다. 일정 기간(최소 3년) 꾸준히 약물을 투여하면 향후 약물 도움 없이도 뇌 내 도파민 분비가 스스로 이뤄지고 정상적인 기능이 가능해진다. 성인 ADHD 치료는 보험 급여 적용이 가능한 만큼, 일상생활에서 관련 증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치료를 받도록 한다.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