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조선 명의톡톡' 명의 인터뷰
'손목 골절 명의' 이대서울병원 정형외과 김지섭 교수
손목은 우리 몸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골절 부위다. 뼈 자체가 가늘고 넘어지면 흔히 손을 짚기 때문에 다치기 쉽다. 그런데, 뼈가 작고 주변에 인대와 혈관이 많다보니 치료가 섬세해야 한다. 2mm만 어긋나도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고령 인구가 늘고, 스포츠 활동이 증가하면서 낙상이 잦아 손목 골절 환자가 늘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는 11월부터는 손목 골절 환자도 증가한다. 손목 골절 치료 명의 이대서울병원 정형외과 김지섭 교수를 만난 손목 골절의 모든 것에 대해 들었다.

-손목은 왜 골절에 취약한가?
손목은 여덟개의 작은 수근골과 막대기 모양의 요골, 척골로 이루어져 있다. 요골은 두껍고 척골은 상대적으로 가늘다. 손목은 외부로 돌출된 부위고, 무엇보다 넘어지면서 머리와 가슴을 보호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손을 짚다보니 힘이 순간적으로 몰리면서 골절되는 경우가 많다. 뼈는 요골이 주로 부러지고 심하면 요골과 척골이 같이 부러지는 경우도 있다. 대한정형외과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손목골절로 내원한 환 432명을 분석한 결과, 남성보다 여성이 손목 골절이 2.5배 많았다. 여성 환자의 경우 폐경기를 전후한 50~60대가 가장 많았다. 여성이 취약한 이유는 남성보다 뼈가 작고 중년 여성의 경우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손목 골절은 어떤 경우에 발생하나?
손목 골절은 주로 손을 짚으면서 넘어질 때 발생한다. 폐경기 이후 골다공증으로 뼈가 약해진 상태거나, 비타민D 결핍, 스테로이드 약물 사용 등도 뼈를 약하게 만들어 골절 위험을 높인다. 손목 골절은 계절에도 영향을 받는다. 겨울에 눈이 쌓이면 길이 미끄러워 발생 빈도가 확 증가한다. 대한정형외과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손목 골절은 11월에 증가하기 시작해 12월에 가장 높은 빈도를 보이고 1월, 2월 순으로 높은 빈도를 보인다. 겨울이 전체 환자의 41.3%를 차지한다. 젊은층도 손목 골절을 안심해서는 안된다. 자전거나 킥보드를 타다가, 스키·클라이밍 등 스포츠 활동을 하다가, 교통사고로 손목 골절이 되는 사례가 많다. 주먹을 쥔 상태에서 무언가를 가격할 때 갑작스럽게 손목에 힘이 가해지면서 골절이 될 수도 있다. 오락실에서 펀치를 하다가 손목이 부러져서 오는 경우도 있다.

-손목 골절이 되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나?
골절이 발생하면 손목이 심하게 붓고 참을 수 없는 통증이 발생한다. 환자가 모를 수가 없다. 골절이 심한 경우는 육안 상 팔의 변형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통증만으로는 염좌와 골절이 명확히 판별되지 않기 때문에 정형외과 의사에게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손목 골절이 발생했을 때 어떤 응급처치를 해야 하나?
다치고 나서 움직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부목 고정이 힘든 상황이면 반대편 손으로 다친 손목을 받치고 손목 위로 얼음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 고정을 위해 팔걸이 임시로 만들어서 사용해도 괜찮다. 그리고 가까운 병원 응급실이나 정형외과 외래를 가야 한다.
-손목 골절은 어떤 치료를 해야 하나?
의사가 진찰을 하고 진단을 위해 손목 엑스레이를 찍는다. 수술까지 해야 할 정도로 심한 골절은 좀더 자세히 보기 위해 CT를 찍는다. 진단 영상을 보고 골절 정도를 확인하는데, 골절이 작으면 뼈를 당겨서 맞춘 뒤 통깁스를 한다. 아이들의 경우 성장판 쪽으로 미세하게 금이 가 있어 엑스레이로 발견이 안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 때는 골절 준해서 깁스 치료를 한다. 깁스는 보통 6주 정도 한다.
골절이 심해 뼈가 너무 어긋났다면 수술을 해야 한다. 뼈와 뼈가 맞닿는 관절면이 포함된 부위가 부러지는 경우에도 수술을 해야 한다. 관절면이 골절되면 회복 후에도 기능 장애나 통증이 남을 수 있고, 관절염 까지 발생할 위험이 높다.

-수술은 어떻게 이뤄지나?
골절 된 뼈를 잘 맞춰야 한다. 특히 뼈와 뼈가 맞닿는 관절면의 경우 2mm 만 어긋나도 기능에 장애가 생기거나 통증이 지속될 수 있다. 또 관절염으로 빠르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골편을 최대한 잘 맞추는 게 수술 결과를 좌우한다. 골편을 잘 맞춘 다음에는 티타늄 소재의 금속 판과 나사로 안정적으로 고정을 해야 한다. 이를 ‘금속판 고정술’이라고 한다. 관절면은 뼈와 뼈가 맞닿는 부위라 수술 의사가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어려워 골편을 잘 맞추는 게 어렵다. 최근에는 손목에 구멍을 뚫고 관절경을 집어 넣은 다음 관절면을 실제로 보고 정밀하게 수술을 한다. 수술 할 때는 8cm정도 피부를 절개하며, 관절경 수술을 할 때는 피부에 작은 구멍만 뚫으면 된다. 전신마취 혹은 부분마취를 한다. 수술 후에도 2~4주 반깁스를 해야 한다.
-수술 후 재활은 어떻게 하나?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손가락 운동은 바로 하는 것이 좋다. 반깁스 고정을 한 뒤에는 손목을 구부렸다 폈다 돌리는 등 손목 관절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통증에 예민해 스스로 운동을 못하는 사람은 병원에서 따로 물리치료를 하기도 한다. 2~3개월 후에는 일상 생활이 가능하다.
-손목 골절을 예방하는 방법은?
집에서는 책상과 의자를 사용하고 바닥을 미끄럽지 않게 해서 낙상 위험을 최소화 해야 한다. 또 편한 운동화를 신어 넘어지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폐경기에는 골다공증 검사를 통해 골다공증이 확인이 되면 관리를 해야 한다. 방바닥 생활보다는 식탁 의자에 앉아서 생활하는 것을 권장한다.
김지섭 교수는
연세대 의대를 졸업하고, 현재 이대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이다. 손목 골절을 포함해 손끝부터 팔꿈치까지 진료하며, 미세 수술, 재건 수술을 담당한다. 김 교수에게 찾아오는 모든 환자를 처음부터 끝까지 치료 하는 것이 의사로서 목표. 응급실에 온 환자를 수술하고 상처 회복과 재활, 합병증 관리까지 담당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골절 환자 뿐만 아니라 손가락 절단 환자의 미세접합 수술, 성형외과 분야인 연부조직 재건을 위한 피판술까지 다양한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 그의 관심 분야는 ‘말초 신경’이다. 신경은 한 번 손상되면 완전한 회복이 어렵다. 신경 이전술이나 이식술 등의 수술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이런 최신의 방법들을 도입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신경 재생에 대한 기초 연구도 하고 있다.